구럼비 폭파를 막기 위해 해군기지 공사장 안으로 들어간 성직자를 경찰이 구속하자 전국대책위가 즉각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해군기지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위는 12일 성명을 내고 '구럼비 발파 공사를 중단하고, 구속한 성직자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전국대책위는 "제주법원은 어제(11일) 구럼비 바위 발파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천주교 예수회 소속 김정욱 신부와 제주 늘푸른 교회 이정훈 목사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이미 강동균 강정마을 회장 등 십수명의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 저지 활동 중에 구속되고 석방되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대책위는 "2010년 이래 제주해군기지건설을 저지하다 체포, 연행된 이들의 수만 하더라도 300명이 훌쩍 넘어선 지 오래"라며 "지금도 12명의 천주교 사제, 수도자들이 재판에 계류 중이며, 지난 1월10일에는 천주교 수녀 18명을 연행하기도 했고, 지금까지 제주 해군기지 반대 활동에 부과된 벌금의 총액만 3억원을 육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대책위는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뿐만 아니라 종교인들까지 구속하는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는 이 나라의 공권력과 사법부는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지난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에 성직자들을 구속하고 추방한 이후, 두 차례의 북한 방문으로 구속되었던 문규현 신부를 제외하고는 성직자들의 구속은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또한 전국대책위는 "현재 제주교도소에는 강정마을의 평화지킴이이자 영화평론가인 양윤모씨가 35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며 "그는 지난해 구속 중에 76일간 단식을 하며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부당함과 강정마을 주민들의 고통을 세상에 알리기도 했는 데 그런 그가 지금 구럼비 바위와 운명을 같이 하겠다며 목숨을 건 호소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대책위는 "이토록 참담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정부와 해군, 그리고 새누리당은 해군기지건설 강행만을 주문처럼 외고 있다"며 "정부여당과 군이 평화를 수호하고 생명을 지키는 이들에게 부당한 국가폭력을 가하면 가할수록 이에 저항하고 당당히 맞서는 이들이 뒤를 이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대책위는 "구속되어 있는 양윤모 교수, 김정욱 신부, 이정훈 목사를 즉각 석방하라"며 "가둔다고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의지를 결코 꺾을 수 없고, 더 많은 이들이 강정을 방문할 것이고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제주 해군기지 반대의 촛불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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