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임시회] 우근민 지사 “크루즈 외 일반선박은 입출항 불가능”
박희수 의장 “일반선박 출입 못하는 항구가 무슨 민군복합항이냐” 일침

서귀포시 강정마을에 건설되고 있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 크루즈선박을 제외한 민간선박은 출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줄기차게 지적되어온 무늬만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는 지적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제주도의회는 21일 제298회 임시회를 개최해 제주해군기지 문제 해결을 위해 우근민 지사를 상대로 도정질문을 벌였다. 도의회는 제주도가 속도를 내고 있는 ‘시뮬레이션 검증’이 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하기 위한 수순이라며 시뮬레이션 중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우근민 지사는 “민군복합항 관련 예산 문제나 특별위원회 구성 등은 국회와 중앙정부가 해야 할 몫”이라며 “하지만 시뮬레이션 검증은 지방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나중에 공사가 잘못됐을 때 제재하기 어렵다”며 ‘8월중 시뮬레이션 검증’으로 맞섰다.

창과 방패 21일 제주해군기지 문제 해법 모색을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에서 답변하고 있는 우근민 지사와 박희수 의장. ⓒ제주의소리
특히 이날 도정질문에서는 ‘무늬만’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지적이 쏟아졌다.

우근민 지사는 이에 대해 “무늬만 민군복합항이 되지 않기 위해 현재 시뮬레이션 검증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무늬만’관광미항으로 볼 수밖에 없는 정황을 드러내고 말았다.

박희수 의장의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크루즈선박 이외의 민간선박의 입출항도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크루즈선박과 예인선 등 지원 선박만 입·출항할 수 있다”고 답변한 것이다.

우 지사는 답변에서 “크루즈선이나 이를 지원하는 예인선 등은 선원들이 마음대로 다닐 수 있도록 조치가 되어 있다. 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의장이 “크루즈를 제외한 일반적인 민간선박도 가능하느냐”고 거듭 따져 묻자 “일반 선박은 안 된다”고 말해 버렸다.

이에 대해 박 의장은 “지사의 답변에서 분명히 ‘무늬만’ 관광미항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면서 “김황식 총리 말에 따르면 15만톤급 크루즈는 언제 들어올 지 모른다. 크루즈가 들어오지 않을 경우 모든 선박의 출입이 통제되는 것이 과연 민군복합항이라고 할 수 있나. 크루즈만 입출항하는 게 어떻게 민군복합항이라고 할 수 있나”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의장은 “국가가 잘못 갈 때는 지사가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60만 도민을 속이는 행정을 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은) 언어도단”이라며 궤도수정을 촉구했다.

이러한 지적들에 대해 우 지사는 “오늘 도정질문 내용을 보면 현재 강정에 추진 중인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무늬만 관광미항이 아닌 제대로 된 관광미항이 돼야 한다는 취지가 아닌가라고 이해를 한다”고 받아넘겼다.

특히 우 지사는 “지금까지의 해군의 일방적인 검증으로는 도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제주도 T/F팀과 제주도 공무원이 참여하는 시뮬레이션 검증을 하려는 것”이라며 “우리의 입장을 총리실에 강하게 전달을 했는데 아직까지는 답변이 없다”면서 ‘시뮬레이션 검증’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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