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호 교수 “제주문화 독특 세계문화유산 가능성 충분…추진의지가 중요”

▲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안동우)는 21일 오전 11시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달성한 제주도가 다음 목표로 ‘세계복합유산’ 등재로 내걸고 공론화 형성에 시동을 걸었다.

전 세계적으로 복합유산으로 등재된 29곳과 견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지에 대한 비교검토에서부터 제주의 문화유산에 대한 종합적인 학술조사, 이를 뒷받침할 조직과 인적 네트워크 구축 등 세계복합유산 등재까지는 ‘산 넘어 산’이라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안동우)는 21일 오전 11시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 등재 추진의 필요성과 과제’를 주제발표한 양상호 제주국제대 교수(건축디자인학과)는 “세계자연유산을 보유한 제주도가 문화유산까지 등재하게 되면, 전 세계 962개 세계유산 중에서도 29개밖에 안 되는 희귀한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하게 된다. 이는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찾을 수 없는 유일한 대사건이 될 것이며, 창조지역산업으로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며 세계복합유산 등재추진 필요성부터 역설했다.

전 세계적으로 세계복합유산은 마오리족의 성지로 알려진 뉴질랜드 통가리국립공원(1993년 지정) 등 29곳이 지정되어 있다.

국내에는 세계유산이 10건(문화유산 9건, 자연유산 1건)이지만 복합유산은 아직까지 등재시키지 못하고 있다. 지리산과 비무장지대(DMZ)를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 정도다.

양 교수는 일단 세계복합유산 등재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기준은 문화의 다양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곧 ‘문화적 경관’에 대한 내용”이라며 “이는 곧 ‘자연과 인간의 공동작품’이라는 기본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화산섬 제주의 척박한 환경에서 적응하며 형성된 제주의 독특한 문화유산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제주의 ‘문화적 경관’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면 이미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과 연계돼 곧 ‘세계복합유산’으로 확장 등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위원장 안동우)는 21일 오전 11시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하지만 ‘세계복합유산’ 등재까지는 가야할 길이 멀다.

양 교수는 우선 제주의 문화유산이 이미 등재된 세계복합유산과 견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가에 대한 비교검토부터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제주의 문화유산에 대한 종합적인 학술조사가 먼저 실시돼야 한다.

추진 주체들의 의지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있어 막후에서 실력을 행사하고 있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세계자연보전총회 개최지를 제주로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총회 유치를 염원하는 제주도민들의 100만 서명운동이었다.

양 교수는 “문화적 경관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유산을 형성해온 지역사회나 주민들과의 협력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시민단체를 포함해 지역주민들을 이해시키고 참여시키기 위한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정의 적극적인 추진의지와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행정조직 개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계자연유산 등재 경험에서 배웠듯 세계유산위원회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방침이나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해 대응할 수 있도록 도내·외 연구자 및 실무자, 행정관료 등을 총망라하는 인적 네트워크 구성도 빠를수록 좋다.

양 교수는 이와 함께 세계유산의 보전과 관리를 담당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주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양 교수는 “세계복합유산 등재는 무척 어렵고 힘든 과정이 되겠지만, 그러한 과정을 거쳐 획득할 결실은 우리에게 충분히 보상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창조적인 지역산업이 창출되고, 삶의 질이 향상돼 누구나가 살고 싶은 제주도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본격적인 토론에서 안동우 위원장과 박희수 의장은 각각 인사말과 격려사를 통해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제주도 전체를 아우르는 것으로, 이러한 자연유산과 함께 우리 선조들이 일궈온 제주인들의 독특한 삶과 문화적 가치를 잘 발굴한다면 세계복합유산으로의 등재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힘을 실었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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