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국회 예산삭감 '한목소리'

▲ 9일 오후 3시 강정 제주해군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열린 제16차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에서 활동가 장성심씨가 강정해군문제 해결을 기원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나는 미국 국무장관으로서 미국의 안보강화와 세계에 대한 미국의 리더십 회복에 헌신돼 있다"

강정마을의 한 활동가가 힐러미 미국 국무장관에게 보낸 제주 해군기지 공사 중단 요청에 최근 이 같은 답변을 받았다며 공개한 내용이다.

강정마을회와 군사기지범대위, 전국대책회의는 9일 오후 3시 서귀포시 강정동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제16차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를 열었다.

현장에는 비가 오는 날씨에도 강정마을회와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 관계자가 수십여명이 함께했다.

행사가 시작되자 활동가 장성심씨가 무대에 올라 삭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씨는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강정마을을 찾아 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인물이다.

미국 힐러리 국무장관의 해군기지 관련 메시지를 행사장에서 공개한 것도 그였다. 최근에는 공사중단 활동을 펼치다 다리를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장씨는 "힐러리의 답변은 제주해군기지가 곧 미국 해군기지라는 명확한 대답을 해준 셈"이라며 "많은 분들의 노고 속에 미국 해군기지가 불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우리나라의 안보와 경제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단순히 강정과 제주만의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 9일 오후 3시 서귀포시 강정동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정문 앞에서 열린 제16차 전국시민행동의 날 행사에서 김종일 평화와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무처장이 24시간 공사 강행을 비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해군기지 관련 초미의 관심사인 2013년도 사업예산 삭감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김종일 평화와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무처장은 "해군이 최근 24시간 철야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며 "올해 공사에 투입된 사업비의 이월액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김 처장은 "해군은 올해년도 해군기지 사업비가 국회서 삭감되자 지난해 예산을 이월해 사용하고 있다"며 "이마저 집행을 하지 못하면 국회에서도 내년도 예산까지 삭감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여러모로 정당성을 잃은 사업이다. 우리가 힘을 합치면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반드시 막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모두들 힘을 내자. 정의는 이기고 진리는 반드시 승리한다"며 "비록 작은 마을이지만 강정의 평화 목소리가 전세계에 퍼질 수 있도록 힘을 합치자"고 전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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