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해군기지 공사가 진행중인 서귀포시 강정마을 앞바다에서 침수중인 삼성물산 소속 3001삼양호 모습. <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제주해군기지 공사현장, 선원 7명 무사 구조...삼성물산, 사고 6시간 후에야 신고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바다에서 침수된 삼성물산의 예인선은 케이슨 가거치 후 복귀 중 또다른 케이슨과 충돌해 침수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26일 삼성물산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께 서귀포시 강정동 해군기지 공사장 남쪽 100미터 해상에서 삼성물산 소속 3001삼양호가 침수했다.

사고선박은 25일 오전 8시50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에 출항신고를 한 후 단독으로 출항해 사고 직전까지 강정 앞바다에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3001삼양호는 45톤급 예인선으로 사고 당시 선장을 포함해 7명이 타고 있었다. 삼성물산측은 예인선이 케이슨 가거치 작업을 마치고 회항하던 중 또 다른 케이슨과 충돌했다고 밝혔다.

케이슨은 해군기지 방파제의 핵심 구조물로 아파트 8층 높이(20.4m)에 무게만 8885톤에 달한다. 현재 13기가 제작돼 강정 앞바다에 가거치된 상태다.

이중 7개가 올해 여름 태풍에 파손됐고 현재 8~13호기 총 6기가 강정 앞바다에 임시투하된 상태다. 사고선박은 13호기 투하 후 복귀하다 태풍에 파손된 케이슨에 충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인선이 8800톤급 케이슨과 충돌하면서 선미 쪽에 균열이 생겨 침수가 시작됐다. 다행히 승선원들은 인근 바지선에 의해 모두 구조됐다.

▲ 케이슨과 충돌해 침수중인 삼성물산 소속의 예인선 3001삼양호. <서귀포해양경찰서 제공>
삼성물산은 사고 후 약 6시간만인 이날 오전 7시25분께야 해경에 사고 신고를 접수했다. 해경은 곧바로 1501함 등 경비함정과 고속정을 현장에 투입했다.

사고선박은 파도와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현재 선박 앞쪽부터 중앙부위까지 물에 잠긴 상태다. 삼성측은 침몰을 막기 위해 예인선을 바지선에 결박했다.

침수된 선박에는 경유가 최소 3000리터 이상 적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름 유출에 대비해 해경은 오일펜스는 치는 등 해양오염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초 해군기지 해상공사 과정에서 선박검사를 받지 않은 '플로팅독(floating dock, 반잠수식 야외작업장)'을 불법으로 운영하다 검찰에 기소된바 있다.

올해 3월11일에는 풍랑주의보 속 플로팅독을 화순항 외항에 정박시키다 어선 3척을 들이 받아 2척이 침몰되고 1척이 침수되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예인선이 강정 앞바다에서 케이슨을 가거치 한 후 복귀하다 케이슨과 충돌했다"며 "정확한 충돌 경위 등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근 바지선과 결박해 현재로서는 침몰 가능성은 적다"며 "해경 등과 협의후 인양 방법과 시기 등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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