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어멍 동물愛談] (7) 지속가능 발전은 연민을 토대로 해야

반려동물을 만나 인생관이 바뀐 사람. 바로 코코어멍 김란영 교수입니다. 그는 제주관광대 치위생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사람보다 더 사랑스러운 반려동물 이야기를 코코어멍이 <제주의소리>에 연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 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 미국인들은 명석한 지도자가 국가적으로 얼마나 큰 행복을 가져다 주는지 알게 되었다.
냉전시대 소련과 미국의 대치상황에서 소련의 흐루시초프가 미국을 옥죄기 위해 미사일을 쿠바에 갖다 놓으려 했다. 정보를 입수한 미국은 고민에 빠졌다. 여차하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수 있고 대응을 못하면 무기가 쿠바에 놓일 상황이니 말이다. 이 긴박하고 심각한 상황에 재미있게도 국무회의는 게임이론을 도입했다.

국무장관인 맥나마라가 흐루시초프 역을 맡고 국무위원을 소련 내각과 미국 내각으로 나눠 게임을 한 거다. 미국이 군함을 보냈을 때 소련이 핵전쟁을 일으킬지 그대로 돌아갈지를 실전 게임처럼 진행했다. 소련도 전면전을 원하지 않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 군함을 보내 소련을 막으라는 명령을 내리게 된다. 결국 소련의 군함은 조용히 소련으로 돌아가게 된다.

당시 녹취록이 대중에게 공개되자 많은 미국인들은 대통령의 사려 깊은 판단에 감사해했다. 바로 케네디 대통령 시절 일화이다.

전 세계 게임 이론가들이 우리가 진화하는 과정에 있는 것처럼 상황을 설정해 각자 전략프로그램을 만들어 컴퓨터상의 경기를 통해 내기를 하자는 제안했다. 100여 명의 사람이 참가한 가상공간에서의 게임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게임은 게임 이론가 애나톨 래포포트가 만든 팃포탯(Tit-For-Tat)이었다. 게임 이론가들이 게임을 한다니 상상할 수 없는 복잡한 게임프로그램을 만들어 도전했지만 이 게임은 단 여섯줄로 된 가장 짧고 단순한 프로그램이다.

▲ 예전에 집으로 온 고양이를 ‘휘이’하면서 내쫓은 적이 있다. 그때 어머니께서는 집으로 온 배고픈 동물은 내쫓는 게 아니라며 그 자리에 밥을 챙겨주신다.
팃포탯(Tit-For-Tat)의 뜻은 ‘뿌린 대로 거두리라’,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이다. 나를 도우면 너를 도와주고, 나를 때리면 나도 너를 때리겠다는 지극히 단순한 게임논리다. 무조건적인 협조로 시작해 상대가 나를 속이면 나도 속이고 협조하지 않으면 나도 그렇게 하다가 또 나에게 잘해주면 나도 잘해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마당, 우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개미는 진딧물에서 가끔 나오는 그것을, 아주 찔끔 나오는 단물을 빨아 먹는다고 한다. 감질나게 먹는다. 그냥 통째로 삼키면 되는데 장기적으로 볼 때 계속 단물을 빨아먹는 게 유리하기 때문에 통째로 잡아먹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는다. 서로의 협조 속에서 더 큰 번식 성공을 거두면서 진화하는 것이다.

찰스 다윈 이래 가장 위대한 생물학자인 윌리엄 해밀턴은 우리가 살아있는 것을 돕는 것은 개체 수준에서 보면 손해일 수 있지만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서로 도움이 되기 때문에 유전자가 우리로 하여금 생명이 있는 것을 돕게 하는 것이라는 이론적 논리를 확립했다.

▲ 누군가 태어난지 얼마 안 된 강아지를 방치했다. 집으로 데리고 오니 우리 집 강아지 대장인 ‘지구’가 까망이에게 호기심을 보인다.
타고나길 우리는 생명이 있는 것을 도와야 하는 운명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불편하고 순간적인 상황은 모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보면 절대적으로 인간의 삶을 해치는 꼴이 된다.

지속가능한 균형적인 발전을 말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한라산의 자연은 지금 최악의 시기를 보내는 듯하다. 한라산 야생동물과 식물의 삶이 지금보다 더 힘들고 위협받은 적이 있을까?

지난 7월부터 지금까지 포획된 노루가 무려 567마리이다. 서귀포 강정의 해군기지 건설공사로 산호멸종위기종인 연산호가 괴사돼 70종에서 47종으로 줄었다. 이제 11월이 되면 제주도에서 수렵장을 운영해 꿩과 멧비둘기, 청둥오리, 까치, 까마귀 등을 사냥하게 된다.  그리고 아름드리 소나무는 전 제주도에서 계속적으로 고사되고 있다.

▲ 인간이든 자연이든 서로 협조를 하면 살아남아 진화하지만 서로 등을 돌려 손을 잡지 않으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공존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수적이다.
설상가상으로 재선충병으로 고사한 소나무를 제거하면 땅값이 오른다거나 개발할 수 있다고 공공연히 말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참담하다.

더 늦기 전에 모든 것을 다시 논의해 주시기 바란다. 노루가 떠나고 소나무가 있던 자리에 차고 넘치는 건물과 골프장이 들어서기 전에, 강정 앞바다의 주인인 남아 있는 연산호가 모두 괴사되기 전에 공생의 관점에서 제고해 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모든 지속가능한 발전의 바탕에는 연민을 토대로 해야 함을 잊지 말아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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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어멍 김란영은 제주관광대 치위생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단짝 친구인 반려 강아지 코코를 만나 인생관이 완전 바뀌었다고 한다.

동물의 삶을 통해 늦게나마 성장을 하고 있고, 이 세상 모든 사람과 동물이 함께 웃는 날을 희망하고 있다. 현재 이호, 소리, 지구, 사랑, 평화, 하늘, 별 등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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