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게 눌러쓴 육아일기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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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홍창욱은 이 섬에서 이주자들을 이어주는 네트워커, 소셜미디어 전문가이자 제주를 주제로 한 팟캐스트 진행자인 동시에 농산물 직거래 마을기업의 실장이기도 하다. 

재주가 많은 그는 본명보다 뽀뇨아빠로 더 유명하다. 한겨레 베이비트리에서 ‘뽀뇨아빠’라는 필명으로 육아일기를 연재해 왔기 때문이다.

최근 출간된 그의 책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역시 그의 딸 이야기다.

‘제주’와 그의 딸 ‘뽀뇨(본명 해솔이)’는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환점이다. 제주의 자연환경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으로 2009년 제주로 이주한 부부는 이듬해 제주에서 첫 아이인 뽀뇨를 낳았다.

도시에서 휴일도 반납하며 바쁘게 살아가던 남편은 제주에서 주어진 여유로운 시간들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며 가족과 아이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깨닫는다.

이 책은 이 과정을 그대로 옮겨 놓은 육아일기인 동시에 자녀 양육에 대한 새로운 제안이기도 하다.

잘 먹는 것이 아이 건강의 근간임을 일깨우며 미각 교육에서 중요한 점, 감귤 따기 체험, 텃밭 가꾸기, 제출 음식 요리 등 건강한 육아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차곡차곡 모았다.   

또 제주에서의 육아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 아이와 함께 가면 좋은 올레길, 현지 놀이 시설, 계절별 탐방코스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담았다. ‘제주로 떠나고 싶어하는 부모’들이 막연한 로망에서 벗어나 구체적으로 제주를 향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도시를 떠나 제주에 적응할 때 절실한 부분들에 대한 친절한 설명은 덤이다.

바다, 산, 숲길, 농장을 넘나들며 건강하고 즐겁게 자라나는 뽀뇨의 모습을 생생히 살펴볼 수 있다.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과 불안에서 벗어나 육아의 새로운 대안을 찾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현실적인 희망’인 셈이다. 동시에 아이들에게는 보물섬과 같은 제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을 위한 설명서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가족의 소중함을 차분하고 현실적이면서도 은은한 글쓰기로 풀어냈다는 데 있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제일 행복할 때’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 속의 주인공이 되어 나의 시간을 가족들과 함께 온전히 사용하고 계획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 모든 것은 아내와 함께 뽀뇨의 손을 잡고 걷는 한라수목원 길에서 이뤄지고, 또 함께 바라보는 이호해수욕장의 일몰을 보며 충만하게 채워진다. 천천히 느긋하지만 정해진 방향으로 우리의 시간이 흘러갈 때 아마도 제주에서 제일 행복한 남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북하우스.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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