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해 바다에 뿌려 달라…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교사 학부모 오열

3박4일 일정으로 학생들과 수학여행을 가던 중 여객선 침몰사고를 당해 구조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 교감 강모씨(52)가 숨진 채 발견됐다.

18일 오후 4시5분께 전남 진도군 공설운동장 뒤편 야산에서 강씨가 소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수색 중이던 경찰이 발견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시께 “교감 선생이 보이지 않는다”는 동료 교사의 신고를 받고 진도실내체육관과 공설운동장 주변을 3차례에 걸쳐 수색하던 중이었다.

강씨의 지갑에서는 편지지 2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강씨는 유서에서 “내가 수학여행을 추진했다. 모든 책임을 내가 지고 간다.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지 말아 달라”고 적었다.

또 “가족과 학교, 학생, 교육청, 학부모 모두에게 미안하다. 죽으면 화장해 (여객선이)침몰된 바다에 뿌려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는 글로 끝을 맺었다.

경찰은 강씨의 신분증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지난 16일 진도 앞 바다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서 구조됐다. 동료 교사들은 강씨가 구조된 뒤 “나만 혼자 빠져나왔다”며 스스로 극심한 책임감을 느껴왔다고 전했다.

경찰은 교사들과 함께 학생들을 인솔해 수학여행에 나섰던 강씨가 침몰 사고 당시 자신만 살아남은 것을 자책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후 5시20분께 진도실내체육관에 강씨가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단원고 교사와 일부 학부모들이 눈물을 흘리며 오열했다.

한편 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18일 밤 11시45분께 60대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 한구가 발견돼 세월호 침몰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9명으로 늘었다.

정부 발표가 혼선을 빚는 가운데, 최종 정정된 숫자를 기준으로 할 때 현재까지 총 탑승자 476명 가운데 실종자 273명, 구조자 174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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