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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선령 21.6년, 전국 2배 훌쩍...MB정부 규제완화 뒤 '퇴물' 급증

관광객 증가로 제주기점 뱃길 이용객이 연간 300만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운항 여객선의 노후화가 가속화하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제주의소리]가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사고와 관련해 제주와 육지를 오가는 8개 항로 모든 여객선 15척의 진수연도를 조사한 결과 평균 선령은 21.6년으로 분석됐다. 15척 중 10척(67%)이 20년을 넘겼다.

마라도를 포함한 제주기점 9개 항로 19척 모든 여객선의 선령조사에서도 전체 여객선의 63%인 12척이 선령 20년을 훌쩍 넘어섰다.

가장 오래된 여객선은 제주-완도 항로에 투입된 (주)한일고속 600톤급 ‘한일카훼리3호’다. 서울올림픽이 열리기 2년 전인 1986년 4월 진수돼 올해로 선령 28년을 넘겼다.

이 여객선은 제주-추자-완도를 하루 2차례 운항한다. 한번에 최대 255명을 태울 수 있으며 운항시간는 5시간이다. 한일고속은 이 배를 수리해 2000년 12월부터 제주항로에 띄우고 있다.

6300톤급 ‘한일카훼리1호’와 3000톤급 ‘한일블루나래호’도 진수연도가 각각 1991년 4월과 1992년 9월로 한일고속 보유 선박 3대 모두 선령이 20년을 넘었다.

제주-삼천포 노선에 투입된 두우해운(주) ‘제주월드호’ 여객선 역시 1986년6월 진수돼 선령이 28년에 이른다. 4300톤급 대형 여객선으로 2012년 3월부터 제주노선을 오가고 있다.

‘제주월드호’는 제주노선에 투입되기 전 인천~중국 단둥 항로를 운항했으며 제주노선 투입 당시부터 선체 노후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실제 취항 4개월만인 2012년 7월 삼천포에서 제주로 향하던 중 출항 30여분만에 발전기 고장을 일으켜 사천 신수도 앞바다에서 멈춰서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최근 세월호 침몰 사고가 나자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7일 삼천포여객선터미널을 찾아 여객선 운항현황을 직접 점검하고 선사와 해경측에 안전사고 방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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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와 부산을 오가는 6600톤급 (주)서경카훼리의 ‘서경파라다이스호’도 1987년 4월 진수돼 선령이 27년에 이른다. 동일 항로의 ‘서경아일랜드호’도 1993년 진수된 여객선이다.

침몰 사고로 운항이 잠정 중단된 (주)청해진해운의 6300톤급 ‘오하마나호’도 1989년 6월 진수돼 선령이 25년에 달한다. 제주노선에는 2003년 3월 투입돼 11년째 운항중이다.

사고 선박인 ‘세월호’는 1994년 일본에서 건조돼 2012년 9월까지 일본 규슈에서 18년간 운항했다. 청해진해운은 2012년 10월 구입해 2013년 3월까지 목포에서 증설공사를 진행했다.

제주-목포를 오가는 씨월드고속훼리(주) 1만5000톤급 ‘씨스타크루즈호’도 1990년 7월 건조돼 올해로 선령 24년을 넘겼다. 제주항로에는 2011년 2월부터 띄웠다.

(주)남해고속이 운항하는 제주-녹동 항로 ‘남해고속 카훼리7호’ 역시 1991년 4월 진수돼 23년간 운항되고 있다. 제주노선에는 2004년 3월 취항해 10년째 승객을 실어 나르고 있다.

선령이 가장 짧은 여객선은 목포 항로에 투입된 씨월드고속훼리(주)의 5300톤급 ‘퀸스타호’다. 2000년 4월 건조돼 올해로 수령 14년이다. 여객정원은 880명, 화물톤수는 600톤급이다.

노후 여객선 급증은 2009년 해운법 시행규칙 개정 영향이 컸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해운업계의 규제완화 요청을 받아들여 여객선 선령 제한을 25년에서 30년으로 완화했다.

제도개선이 이뤄지자 2008년 당시 20년 이상 국내 여객선 비율 7.2%(12척)가 5년만인 2013년 30.9%로 치솟았다. 제주 항로의 경우 60%를 훌쩍 넘어섰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여객선사들이 영세해 중고 선박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철저한 안전점검과 선원 교육이 이뤄져야 제2의 세월호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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