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창당 주역 불구 6.4선거 참여·논의 배제…21일 긴급회동 대책 논의

제주지역 원조 ‘안철수 맨’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옛 민주당과 합당을 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한 지붕 아래서 한 솥밥을 먹게 됐지만 6.4지방선거판에서 그 만한 대접(?)을 못받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무엇보다 선거판에 직접 뛰어든 예비후보들은 부모 잃은 고아 신세가 되면서 ‘멘붕’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공천 심사 과정에서 옛 민주계와 안철수계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제주도당은 지난 18일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천관리위)를 구성했다. 허남춘 제주대 교수(국문학과)가 위원장을 맡았고, 15명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제주도당은 창당 정신인 ‘5대5’ 원칙에 따라 옛 민주계와 안철수계를 동수로 배분했고, 위원장은 중립지대에 있는 외부 인사를 위촉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옛 새정치연합(안철수 신당) 창당의 제주지역 구심체 역할을 했던 제주내일포럼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이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창당 직전에 영입된 오수용 제주책임자(현 제주도당 공동위원장)와 제주내일포럼과의 관계도 애매하다. 양측이 지금까지 이렇다 할 파이프라인을 구축하지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6.4지방선거에 뛰어든 원조 ‘안철수 맨’들은 고아 신세나 다름없다고 하소연한다.

지난 10일에는 안철수 의원 지지모임인 제주내일포럼 사무처장과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실행위원을 지낸 송창윤 예비후보가 탈당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송 예비후보는 옛 민주계 현역의원인 김희현 예비후보와 제3선거구(일도2동 을)에서 공천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에서 ‘새 정치’를 기대할 수 없다며 무소속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정작 화들짝 한 것 제주내일포럼 식구들이다. 이들은 급기야 21일 저녁 긴급 회동을 갖고, 6.4지방선거 대응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사실상 원조 ‘안철수 맨’들에 대한 지원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내일포럼 출신으로는 현재 강성민(제주시 이도2동 을), 강철남(제주시 연동 을) 예비후보가 표밭을 다지고 있다. 이들은 각각 김명만 의원, 김철웅 전 제민일보 편집국장과 공천경쟁을 벌어야 한다.

이들은 일단 이날 회동에서 공천관리위 구성과 관련한 ‘5대5’ 원칙의 문제, 그리고 공천관리위에서 정하게 될 ‘경선 룰’과 관련해 새정치에 걸맞는 ‘개혁공천’을 강하게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공천관리위원회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후보가 되고 싶다고 해서 다 인정되는 게 아니기 때문. 단수 후보는 물론이고, 복수 후보들도 사전 면접심사 등 공천관리위의 1차 관문을 통과해야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

제주도의원 후보 경선은 △공론조사 선거인단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 △공론조사 선거인단투표 100% △국민여론조사 100% △권리당원 선거인단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 등 4가지 중에서 하나를 택하게 된다.

안철수계는 이 중에서도 ‘공론조사 선거인단투표 100%’ 방식을 가장 선호한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선 예상 지역은 6곳이다.

△5선거구(이도2동 을) 강성민-김명만 △7선거구(용담) 김영심-소원옥 △8선거구(화북) 고경남-김철헌-홍기철 △11선거구(연동 을) 강철남-김철웅 △16선거구(애월) 방문추-변홍문 △20선거구(효돈‧영천‧송산동) 강충룡-윤춘광 예비후보 등이다.

5선거구, 7선거구, 11선거구 등 3개 선거구에서는 옛 민주계와 안철수계의 진검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제주내일포럼 관계자는 “도지사 선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도의원 선거까지 원조 ‘안철수 맨’들이 소외되고 있다”면서 “최근 내일포럼 출신 예비후보들의 개소식을 돌아보면서 이들을 챙겨야겠다는 책임감이 더욱 높아졌다. 창당의 주역으로서 당에 요구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민주계 출신 예비후보들도 끙끙 앓기는 마찬가지다.

민주계 출신의 한 예비후보는 “창당정신이라고 해서 무조건 공천지분까지 ‘5대5’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민주계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일단 공천관리위원회가 구성된 만큼 공정한 ‘경선 룰’이 마련되면 그에 따라 경선을 치르면 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창당으로 인해 출발부터가 새누리당에 비해 늦은 데다 제주도지사 ‘경선 룰’을 둘러싼 불협화음, 뒤 이어 터진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등으로 전반적으로 정치시계가 늦어진 새정치민주연합이 본격적인 도의원 공천을 앞둬 때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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