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함 구조 투입 윤대호 병장 영결식...해군, 임무수행 감안 순직 검토

故 윤대호(21) 병장이 시신을 태운 운구차가 연병장 안으로 들어서자 제단을 향해 도열한 300여명의 장병들이 고개를 떨구었다.

차에서 내린 유족들은 다리에 힘이 풀려 한발 내딛기 조차 힘들었다. 여성 부사관이 달려가 윤 병장 어머니를 부축했다. 눈물은 하염없이 쏟아졌다. 유족들 모두의 모습이었다.

해군 7전단장은 22일 오전 10시30분 해군제주방어사령부 연병장에서 7전단장장으로 故 윤 병장의 영길식을 거행했다.

현장에는 김홍일(준장) 해군7전단장과 김충환(준장) 해군제주방어사령관, 부석종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건설사업단장(준장), 도내 각 부대장과 300여명의 장병들이 함께했다.

김창보 제주지방법원장과 김수창 제주지방검찰청장, 김덕섭 제주지방경찰청장, 김선우 환경.경제부지사, 양성언 제주도교육감, 허향진 제주대총장도 자리를 지켰다.

김우남, 김재윤 국회의원과 원희룡 전 국회의원,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 강지용 새누리당 제주도당위원장, 현직 제주도의원 20여명 등 정치권 인사들도 대거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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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미안하다"  해군 7전단장은 22일 오전 10시30분 해군제주방어사령부 연병장에서 7전단장장으로 故 윤모 병장의 영결식을 거행했다. 영결식에서 윤 병장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다가 울음이 복받쳐 말을 잇지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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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여, 영면하소서"  해군 7전단장은 22일 오전 10시30분 해군제주방어사령부 연병장에서 7전단장장으로 故 윤모 병장의 영결식을 거행했다. 윤 병장의 영정이 영결식장에 안치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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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7전단장은 22일 오전 10시30분 해군제주방어사령부 연병장에서 7전단장장으로 故 윤모 병장의 영결식을 거행했다. 윤병장의 영정을 향해 한 사병이 영면을 기원하는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김홍일 해군7전단장은 조사에서 “전우와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해 눈물이 앞을 가린다. 바다를 지킨 박 병장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박 병장과 군생활을 함께한 정명훈 수병은 추도사에서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하지 못해 죄송하고 처참한 마음 뿐이다. 지켜주지 못한 마음에 가족 앞에 사죄하고 용서를 구한다”고 흐느꼈다.

정 수병은 또 “태평양과 대서양, 인도양을 누리며 함께했던 박 병장의 환한미소를 기억한다”며 “하늘에서 고통없이 편안하게 잠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아들을 위해 편지를 작성한 어머니는 끝내 종이를 꺼내지 못했다. 아들의 얼굴 앞에 선 어머니는 흐느끼며 남편과 군인들의 부축을 받으며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미안하다. 아들아.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도 엄마의 아들로 태어나겠다는 말 기억한다. 너무 고맙다. 따뜻한 효자여서 고마웠다. 먼저 보내서 미안하다.....”

박 병장의 어머니가 오열하자 참석자들도 따라 울었다. 동료 장병 한명은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눈물을 떨구었다. 어머니는 힘을 다시 아들을 향해 외쳤다.

“이제 우리 아들을 어디가서 봐야 하냐. 아들아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어라. 우리 아들 사랑한다. 그리고 고맙다.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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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7전단장은 22일 오전 10시30분 해군제주방어사령부 연병장에서 7전단장장으로 故 윤모 병장의 영결식을 거행했다. 해군7전단 부대원들이 도열해 있는 앞으로 윤병장의 영정이 지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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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7전단장은 22일 오전 10시30분 해군제주방어사령부 연병장에서 7전단장장으로 故 윤모 병장의 영결식을 거행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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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7전단장은 22일 오전 10시30분 해군제주방어사령부 연병장에서 7전단장장으로 故 윤모 병장의 영결식을 거행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추도사와 종교의식이 끝난후 참석자들은 헌화와 분향을 하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조총과 묵념이 끝난 후 운구는 장병들의 대열을 지나 화장을 위해 제주시 양지공원으로 향했다.

제주도 서귀포시 출신인 윤 병장은 남주고에서 태권도를 하며 체육학도를 꿈꿨다. 고교 졸업후 전공을 살려 제주관광대학 체육학과에 진학했다.

대학교 1학년이던 2012년 7월. 해군 563기도 입대했다. 해군 제7전단 소속 4500톤급 대조영함에 올라 전세계 16개국을 항해하며 각종 임무를 수행했다.

지난 16일 오후 4시10분쯤 침몰된 ‘세월호’ 지원을 위해 부산에서 진도로 이동하던 중 군함 내 설비에 머리를 크게 다쳐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

당시 윤 병장은 헬기를 통해 제주한라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흘만인 19일 끝내 숨졌다. 해군은 임무 수행중 숨진 윤 병장을 기려 순직 처리키로 했다.

제주관광대학교는 불의의 사고로 졸업장을 받지 못한 박 병장을 위해 명예 체육학 학사 학위수여증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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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7전단장은 22일 오전 10시30분 해군제주방어사령부 연병장에서 7전단장장으로 故 윤모 병장의 영결식을 거행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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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 잠드소서"  해군 7전단장은 22일 오전 10시30분 해군제주방어사령부 연병장에서 7전단장장으로 故 윤모 병장의 영결식을 거행했다. 영결식장에서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는 묵념을 올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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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7전단장은 22일 오전 10시30분 해군제주방어사령부 연병장에서 7전단장장으로 故 윤모 병장의 영결식을 거행했다. 영결식 도중 한 사병이 슬픔에 복받쳐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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