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생 동갑 20년 제주사회 쥐락펴락 적대적 공생관계 종식…6.4선거 세 갈래 행보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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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판 3김 시대’연장이냐? 종식이냐? 새정치민주연합의 제주도지사 후보로 신구범 전 지사가 합의추대 되면서 42년생 동갑, 이른바 ‘제주판 3김’의 엇갈린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한 명은 도지사 후보로, 또 한 명은 킹메이커로, 또 다른 한 명은 심판으로 6.4지방선거에 임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6월4일 치러지는 제주도지사 선거 대진표가 확정됐다. 그야말로 ‘용(원희룡)·호(신구범)상박’의 게임이 펼쳐지게 됐다.

대권을 꿈꾸던 50대 초반의 ‘스타 정치인’의 맞상대로 나선 야권의 후보는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노장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다.

신구범 전 지사가 새정치민주연합의 민선6기 제주도지사 후보로 합의 추대되면서 이른바 42년생 동갑내기인 ‘제주판 3김’의 엇갈린 운명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한 명(신구범)은 다시 선수로 그라운드로 뛰어들었고, 또 다른 한 명(김태환)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뒤 킹메이커로 나서 세대교체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마지막까지 출마 의지를 불살랐던 우근민 지사는 ‘경선 룰’에 반발한 뒤 오랜 장고 끝에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새누리당 당적을 갖고는 있지만 그는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한 심판을 자처하고 나섰다.

‘선수-코치(킹메이커)-심판’으로서 이번 6.4지방선거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제주도지사 선거가 ‘노장대결’로 상징되면서 이들 ‘제주판 3김’의 역할론이 주목받고 있다.

신구범 전 지사는 1994년 임명직 지사로 1년여 재직한 후 본격적인 민선시대를 연 1995년 6월27일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 1998년 6월까지 제주도지사를 지냈다. 이후 우근민 현 지사에게 1998년 지방선거에서 패한 후 축협중앙회장을 지냈고 당시 ‘할복’ 사건 등 파란만장한 길을 걸어왔다.

소위 ‘제주판 3김 동반퇴진’요구에 대해서도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적어도 도지사를 했던 사람이라면 제주도민, 역사 앞에서 자신의 소명이 어떤 것인지 냉철히 돌아보고, 가야할 길이라며 거침없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며 3김 동반퇴진론을 일축했다.

우여곡절을 겪긴 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도지사 후보 자리를 꿰차면서 50대 초반의 ‘스타정치인’과 일전을 치르게 됐다.

42년생 동갑으로 민선5기 우근민 도정 출범 이후 신 전 지사와 이심전심 교감을 나눠온 김태환 전 지사는 이번 6.4지방선거에 선수는 아니지만 ‘막후’에서 관여하고 있다.

불출마 선언과 함께 차기 도지사 감으로 원희룡 전 의원을 지목한 그는 지난 1월 제주특별자치도 발전포럼이라는 외곽조직을 만들더니, 선거가 본격화되자 가장 적극적으로 ‘원희룡 도지사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방정가 일각에서는 김 전 지사가 ‘3김 동반퇴진’이라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킹메이커 역할을 통해 이른바 ‘상왕정치’를 하려한다는 얘기가 나돈다.

이에 대해 김태환 전 지사는 “나도 그런 오해를 받을까봐 그쪽(원희룡) 캠프에는 단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면서 손사래를 쳤다.

최근 신구범 전 지사와의 회동에서 20년 정적 관계를 청산(?)한 우근민 지사의 행동반경도 관심이다. 일단 그는 공직자들의 선거중립을 관리해야 할 위치에 있다며 선거판에서 한 발 물러선 상태다. 이번 선거판의 ‘심판’ 역할을 자임한 셈이다.

노익장을 과시하며 출마의지를 불태웠지만 “타의에 의해” 불출마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지경으로 몰리며, 20여년 굴곡의 정치역정을 마감하게 됐다.

원희룡(새누리)-신구범(새정치) 두 후보의 빅 매치가 성사되자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세대교체론’도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이른바 ‘제주판 3김’이 이번 6.4선거에 직·간접으로 관여하면서 이들의 역할이 새삼 주목받고 있는 것.

이번 지방선거 화두가 될 ‘세대교체론’ 앞에서 이른바 ‘제주판 3김 퇴진론’의 당사자였던 신구범-우근민-김태환 전·현직 지사들의 엇갈린 운명이 어떤 결론을 맺을 지 도민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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