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찬 제주시 연동 지구대장

[기고] 사랑이 빗나간 어린이 학대 살인 사건 / 강희찬 연동지구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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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희찬 연동지구대장.
봄 향기가 가득한 꽃과 새싹들로 아름답게 물들고, 눈부신 햇살이 세상을 환하게 밝히고, 어린이들이 마음이 꿈에 부풀어 오르는 희망찬 어린이날이 코앞에 다가왔다.

어린이들은 부모의 손을 잡고 재롱을 부리며, 천진난만하게 마음껏 뛰어놀고,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자라야 하는 권리가 있다.

부모의 다툼과 이혼 등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에게 어린이날은 없다.

사랑을 받아야 할 아이들은 행복해야 하는 권리는 무시당하고, 구타를 당하거나 공포에 떨다 세상을 떠나는 경악스러운 일들이 주변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더 이상 가정문제가 아닌 사회적 범죄로 둔갑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경상북도 칠곡에서 계모에게 심하게 구타당한 의붓딸(당시 8세)이 전신타박상, 팔 골절, 장기파열 등으로 인해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경찰의 가족조사 과정에서 계모는 숨진 의붓딸 언니(당시 12세)에게 “네가 ‘동생을 발로 배를 차서 죽었다’라고 말해라”고 허위진술을 강요했다.
 
결국 경찰 조사 중에 계모의 강요에 의해 허위 진술한 것이 들통 났다. 심지어 계모가 의붓딸을 세탁기에 놓고 돌린 적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지난해 11월 울산에서는 계모가 의붓딸(당시 8세)이 4년 전 헤어진 친엄마를 찾으며 울자 1주일 동안 물 이외에 아무것도 먹이지 않았다. 거기에 회초리로 온몸을 마구 때려 대퇴부가 완전히 절단됐다.

이후 계모는 아이가 계단에서 구른 것처럼 보험 회사를 속여 거액의 보험금을 탔다. 또 뜨거운 물로 온몸에 뿌려 아이에게 화상을 입히고, 아이가 실수한 것처럼 속여 보험금을 타내기도 했다.

소풍을 보내 달라고 애원하는 아이를 “거짓말 하지 마라”며 주먹과 발로 온몸을 때렸다. 아이는 이가 부러지고 갈비뼈 16개가 부러져 숨졌다.

아이는 병원에서 여러 번 치료를 받았다. 병원 담당 의사는 아이가 학대에 인한 상처로 병원을 찾은 사실을 인지했지만 신고하지 않았다.

보험회사도 정확한 사실 조사 없이 보험금을 지급했다. 아이의 담임교사도 계모가 아이를 학대하고 있다는 의심을 하면서도 묵인했다.

오락에 중독된 무정한 아빠가 아들(당시 3세)이 같이 놀자고 조르자 아이의 코와 입을 막아 질식사시켰다. 무정한 아빠는 숨진 아이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렸다.    

부모에게 사랑을 받아야 할 어린아이들이 꽃도 피우지 못하고, 오히려 폭행을 당해 영영 돌아오지 못할 세상으로 떠났다.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계모나 학대를 방치한 친부는 강력한 형사 처벌과 함께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돼야 한다.
 
미국, 캐나다, 호주처럼 아이가 학대를 당한 사실을 알면서도 말리지 않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사람들 모두 엄중한 책임을 물어 처벌해야 주민들도 책임을 통감할 것이다.
 
우리 모두 다시는 아동학대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아동학대 사실을 인지하는 즉시 의무적으로 경찰에 신고해 경찰의 적극적인 대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정부는 학대받는 아이들을 위해 하루빨리 강력한 아동보호·학대 방지법 등을 제정하고, 아동보호시설의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아동학대를 인지했을 때 누구나 고발, 신고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종합대책이 시급하다. / 강희찬 제주시 연동 지구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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