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선거 D-40] 선거분위기 실종, 활동재개 눈치 보기…장기화 땐 정책선거 실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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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10일째인 25일에도 여야의 6.4지방선거 공식일정 ‘올 스톱’ 국면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속으로는 지방선거 관련 일정을 언제까지 중단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선거의 ‘선’자도 꺼내기 힘든 상황이지만 투표일이 40일 앞으로 임박, 조심스럽게 선거일정 재개시점을 놓고 여·야가 눈치를 보고 있다.

제주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각 정당은 물론 각 후보캠프에서는 사고 이튿날부터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한 채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애도정국’ 국면에서 튀는 행동을 했다가는 여론의 질타 속에 한 방에 ‘훅’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일찌감치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원희룡 후보 측은 일체의 선거운동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맞상대가 될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 추대 과정 등을 관망하면서 선거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확정된 신구범 예비후보도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깨끗하고 당당한 정책선거로 낡은 선거문화를 청산하고 새 제주시대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야외 활동으로 이어가지는 않았다.

제주도의원 후보들의 속은 더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현역 프리미엄이 없는 정치신인들과 무소속 후보들은 좌불안석이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애도정국’이 장기화 되면서 얼굴 알리기조차 쉽지 않다. 선거사무소에서 주로 전화통을 붙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후보들 사이에서도 희비도 교차한다. 인지도가 높은 현역 의원들은 ‘조용한 행보’가 길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표정 관리하기 바쁘다는 얘기도 나온다.

후보들은 세월호 침몰사고 수습 때까지 ‘잠정’중단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언제부터 선거운동을 재개해야 할 지 종잡지 못하고 있다. 먼저 시작한 사람이 매를 맞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세월호 침몰사고 수습이 장기화되면서 정책선거의 기회마저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자칫 인기투표 식 선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이 때문에 여·야는 세월호 참사로 순연됐던 공천심사 일정을 재개하는 등 조심스럽게 선거운동 재개시점을 타진하기 시작했다.

새누리당은 재공모한 제주도의원 2개 선거구(제5, 22선거구)와 비례대표 후보자 심사를 조만간 마무리해 공천자를 확정짓기로 했고, 25일 도의원후보 면접심사를 진행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은 최대한 빨리 ‘경선룰’을 확정짓고, 다음 주에는 경선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정가에서는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사망자 수습이 어느 정도 가닥을 잡는 5월 첫째 주 연휴를 전후로 다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중앙당 차원에서는 여·야 모두 다음달 8일 원내지도부를 새로 선출하는 동시에 중앙선거대책위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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