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초서 원격화상수업···‘더 넓은 세계 보니 아이들이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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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시드니와의 화상수업이 진행된 26일 오전 신산초등학교. 아이들이 신기한 표정으로 수업에 임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태어나서 한 번도 외국을 가본 적 없는 아이들 앞에 시드니 올림픽 파크가 펼쳐졌다. 친절한 현지 교사가 나와 인사를 하고 천천히 말을 건네며 시드니 연안의 자연환경을 설명했다. 에뮤, 바늘두더지, 윔뱃 등 생전 처음보는 동물들의 모습과 현지인의 친절한 설명이 이어졌다.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화상수업이 진행된 26일 오전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초등학교 한 교실의 모습이다.

열댓명의 아이들이 카메라 앞에 앉아 시선을 화면에 고정했다. 잠시 후 호주 시드니 올림픽 파크의 현지인이 나와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는 천천히 아이들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키위와 오리너구리에 대한 설명들, 그리고 습지가 중요한 이유, 철새들에 대한 대화도 나눴다.

이 날 수업은 과학시간. ‘생물이 다양한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알아보기’가 학습주제다.

완전히 자유롭게 대화가 되지는 않았지만 지도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자신감을 얻으니 나중엔 질문도 했다. ‘철새가 3만km나 날면 지치지않냐’는 물음이었다. 더듬더듬 거리며 완전한 문장도 아니었지만 표정에는 웃음과 신기함이 가득했다.

김병수 교사는 “이 화상수업을 시작한 3주 사이에 흥미를 갖고 자료를 스스로 검색하고,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있다”며 “애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 날 수업에 적극적으로 임했던 6학년 정재원 학생은 “호주에 대해 모르는 것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들을 수 있어 좋았다”며 “영어를 더 열심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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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시드니와의 화상수업이 진행된 26일 오전 신산초등학교. 아이들이 신기한 표정으로 수업에 임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신산초는 이번 달부터 스마트교육과 더불어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화상시스템을 구축하고 AKC(Australia & Korea Connexion)를 통한 국제교류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스마트 스쿨에서 원격화상 시스템 구축을 통한 해외 영어학습 교류프로그램은 수도권 지역에서 꾸준히 확산되고 있으며 서귀서초에서도 신산초의 AKC 프로그램을 도입해 화상시스템을 7월 초순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원격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섬엔지니어링의 김현욱 보안·네트웍 부장은 “외국문화에 대한 체험기회가 없는 학생들에게 실제로 외국인과 대면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준다는 측면에서도 좋을 듯 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산초 아이들은 화상시스템이 설치된 호주 뉴링턴 공립학교 학생들과 연결해 서로의 일상을 묻기도 하고, 경기도의 신기초와 연결해 서로의 고장에 지리에 대해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교실에서 세상을 탐험하는 셈이다.

오수선 신산초 교장은 “해외는커녕 도외에도 나가기 힘든 아이들이 많은데 화상시스템을 이용해 다른 지역의 문화를 직접 접할 수 있는 멋진 기회”라며 “이런 문화교류를 통해 작은 학교지만 큰 꿈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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