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조트월드제주 논란](4) 최고급호텔 지하3층 ‘카지노’ 설계도면 단독 입수 

결국 핵심은 세계 최대 규모의 카지노였다. 

중국자본인 란딩그룹이 복합리조트 회사인 싱가포르 겐팅그룹과 합작해 만든 람정제주개발주식회사가 총 2조56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는 제주신화역사공원의 ‘리조트월드 제주(Resorts World Jeju)’ 프로젝트의 베일이 한 꺼풀씩 벗겨져가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세계 최대 규모의 카지노였던 것이다. 

최근 [제주의소리]는 신화역사공원 A지구 핵심시설인 2880실 규모의 대형 최고급호텔 지하층에 ‘CASINO(카지노)’가 설계된 도면을 입수했다. 

당초 제주의 신화·역사를 소재로 세계적인 테마공원을 조성하겠다던 제주도와 JDC의 발표에 지난 2005년 80만평에 달하는 땅을 선뜻 싸게 내놓은 서광서리공동목장조합 주민들과 제주도민에 대한 설득과 이해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본래 조성취지와는 다르게 외국계자본에 ‘땅 짚고 헤엄치기’일수 있는 카지노사업과 호텔, 막대한 부동산 개발차익을 안겨주는 리조트분양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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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조트월드제주 프로젝트의 A지구 2880실 규모의 최고급호텔 지하 3층에 카지노가 설계된 도면이 확인됐다. 이 도면에는 '카지노'와 '카지노 확장예정구역'을 포함해 약 6만2000㎡ 규모의 카지노가 계획되어 있다. 도면에 ‘CASINO(카지노)’와 ‘CASINO EXTENSION AREA(카지노 확장 구역)’이 분명하게 표기(빨간 원 안)되어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신화역사공원 등 제주도, 중국 ‘도박피난처’ 되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의 핵심 선도 프로젝트 중 하나로 출발한 제주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이 잇단 투자유치 실패로 한국형복합리조트와 동북아 최대 복합리조트를 표방하며 결국 중국계자본의 대형 카지노 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현제 제주에 대규모 카지노를 겨냥한 사업추진이 3~4곳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제주자치도에 무비자로 입국 가능한 중국인들의 경우, 카지노로 인한 관광객 증가 효과가 크겠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동반되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제주도가 중국인들의 ‘도박피난처’로 뒤바뀔 위험성이 크지만 이런 문제에 대해 중심을 잡아야 할 제주도와 JDC는 당장 투자유치 실적에만 매몰돼 “카지노는 모르는 일”이라며 발을 빼는 등 책임을 미루고 있다. 

그러나 [제주의소리]가 입수한 신화역사공원 A지구 최고급호텔 설계도면을 보면 지하3층 평면도에 ‘카지노’와 ‘카지노 확장 구역’이 분명하게 표시되어 있다. 

제보자는 이 도면과 관련, “지난 4월께 설계업체에서 람정제주개발에 제출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특히 람정제주개발이 지난해 11월 설계용역을 의뢰할 당시부터 호텔 지하층 대규모 카지노 시설은 ‘주문자 요구사항’에 포함됐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어 제주도와 JDC가 리조트월드 제주 복랍리조트의 카지노 도입 계획에 대해 최소한 묵인·방조하고 있거나 도민을 기만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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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는 최근 제주신화역사공원의 '리조트월드제주' A지구 최고급호텔 설계도면을 입수했다. 사진은 지하3층 평면도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A지구에 6만여㎡ 세계 최대규모 카지노 설계 드러나

최근 문제가 불거지자 사업자 측이 ‘어이없는 실수’라고 해명한 A지구 호텔 지하층의 (개발승인)면적 초과(4만 4189㎡) 설계 역시 카지노 사업을 겨냥한 고도의 계산된 작업이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또한 람정제주개발이 설계용역을 맡긴 국내 굴지 설계업체의 임원 K씨는 최근 [제주의소리]와 통화에서 ‘호텔 지하층에 위락시설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전혀 없다. 지하층 용도는 기계실, 주차장, 사무실, 호텔에 부속된 판매시설 등이 있을 뿐 위락시설은 전혀 설계되지 않았다”고 답해, 카지노는 설계에 포함하지 않고 있음을 강조한바 있지만 이 역시 거짓으로 드러났다. 
 
입수한 호텔 설계도면 지하3층에는 ‘CASINO(카지노)’와 ‘CASINO EXTENSION AREA(카지노 확장 구역)’이라고 분명하게 표기되어 있다. 카지노 공간이 이미 설계되어 있고, 확장할 공간까지 이미 예정되어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건축허가를 위해 제주도에 제출한 설계도면에는 카지노가 빠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신 지하3층의 카지노 공간에는 대연회장과 사무실, 회의실, 휴게실 등이 설계되어 있어 향후 카지노 인허가 절차 등에 따른 구조변경을 겨냥해 비교적 변경하기 쉬운 시설들로 미리 채워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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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가 입수한 리조트월드제주의 카지노 설계도면에는 약 6만2000㎡의 세계 최대규모의 카지노가 예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빨간 테두리선 내부 위쪽 부분이 카지노 구역, 아래쪽은 카지노 확장 예정구역.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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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신화역사공원 A지구의 지상5층(20미터) 지하4층, 2880실 규모로 개발사업승인 받은 '리조트월드제주' 최고급호텔 조감도. 빨간선 부분의 지하3층이 카지노가 설계되고 있는 의혹이 제기된 곳.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마카오 ‘베네시안’ 보다 큰 카지노, 제주신화역사공원 지하에 버젓이 설계 

제주도 건축부서 관계자는 “현재 사업자가 제출한 도면에는 카지노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지하3층에는 주차장과 대연회장, 사무실 공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중앙에는 상점가가 배치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지난주 [제주의소리]가 정보공개 요청한 신화역사공원 A지구의 배치도와 평면도 등 설계도에 대해 “아직 인허가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업체(람정제주개발을 합작한 란딩그룹, 겐팅그룹) 측이 정보공개를 원하지 않아 부득이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고 회신해왔다. 

그러나 [제주의소리]가 입수한 ‘카지노’가 포함된 설계도면에는 카지노 구역과 카지노 확장예정 구역을 포함해 약 6만2000㎡ 내외 정도가 카지노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카지노’ 구역으로 정확히 표기된 구역만 해도 3만2000㎡에 달하고, 확장 예정구역이 3만㎡ 규모로 둘을 합할 경우 약 6만2000㎡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카지노가 계획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세계최대 규모의 카지노는 마카오에서 성업 중인 ‘베네시안(Venetian)’ 카지노로, 5만1000㎡의 면적에 게임테이블 800대, 슬롯머신 3400대, 호텔객실 3000실과 쇼핑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리조트월드제주의 카지노는 이처럼, 이미 란딩그룹 양즈후이 회장이 지난 2월7일 홍콩 현지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리조트월드제주의 제주 카지노는 외국인에게만 개방되는 카지노로서 ‘큰 손’들(high-stakes gamblers)을 위한 200개 테이블을 포함해 총 800개의 게임 테이블을 갖추게 된다”고 공언했다시피 면적과 규모 면에서 세계 최고·최대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의 독특한 신화와 문화를 주제로 한 세계적 테마공원을 조성하겠다던 ‘제주신화역사공원’ 프로젝트가 분양형 리조트와 관광호텔 등 대규모 숙박시설, 여기에다 ‘돈 되는’ 카지노 도박장까지 들어서며 사업본질이 뒤바뀔 것이란 우려가 점점 현실로 다가서고 있어 도민들의 여론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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