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제와 관광포럼] 이연택 한양대 교수 “투자유치, 사회통합 조화 고민해야”


최근 중국자본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카지노, 초고층빌딩 등을 놓고 논란이 분분한 제주도.

이와 관련해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소통하면서 지역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는 ‘모범적인’ 자본을 선별해 유치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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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연택 한양대학교 교수. ⓒ제주의소리

제주상공회의소, 제주도관광협회가 주최하고 제주도·제주은행·제주농협·제주도개발공사가 후원하는 제주경제와관광포럼 제61차 세미나가 25일 오전 7시 제주그랜드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문광부 산하 한국관광연구원장과 OECD관광위원회 부의장을 역임한 이연택 한양대학교 교수(관광정책학)가 ‘Chinese Standard 시대의 새로운 제주관광'이란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 교수는 제주국제자유도시 추진위원, 국토해양부 도시개발위원, 한국관광공사 비상임이사 등을 거치며 국내 관광분야의 오피니언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현재 전 세계 관광시장을 이끌고 있는 원동력은 단연 중국이며, 한 곳에서 모든 유형을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이 일종의 관광트렌드라고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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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전 7시 제주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주경제와관광포럼 제61차 세미나 현장. ⓒ제주의소리

특히 중국자본의 투자를 직접 겪고 있는 제주도를 향해 “앞으로는 투자 유무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얼마나 원활히 소통하는 지를 기준으로 삼아 자본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오랜 관광명소인 하와이, 일본 오키나와는 변화하는 관광 패턴에 적응하지 못해 점차 쇠퇴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마카오·두바이가 신흥 관광지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싱가포르 등 세 지역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융합 관광을 뒷받침 하는 복합 공간.

휴양, 쇼핑, 문화 등 다양한 관광 유형을 한 곳에서 만나는 복합 관광지를 갖추면서 관광객, 특히 중국관광객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것.

중국자본 또한 세계 곳곳으로 뻗어나가고 있지만, 아직 중국자본이 글로벌스탠다드에 충분히 부합하지 못하고 카지노나 부동산 개발에 치중해 있어 세계 곳곳에서 지역여론과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이 같은 문제는 제주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 교수는 “정부와 지역사회는 기업의 투자유치만 급급해서는 안된다. 허나 사회문제를 우선시하며 자본 유치를 판단해서도 안된다. 투자유치와 사회통합을 조화롭게 고민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이제 개발 사업은 계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사회구성원과 협약을 맺고 논의해야 한다. 물론 사업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지역사회와 협의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그러나 이런 것을 당연히 해야겠다고 생각을 바꾸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기업의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이 교수는 “예를 들어 어느 기업이 제주도에 복합쇼핑몰을 짓는다고 하면 제주사회는 해당 기업에게 ‘구도심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라’고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기업이 꺼려한다면 받지 않으면 된다. 이런 요구를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있는 사업자를 찾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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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연택 한양대학교 교수. ⓒ제주의소리

그는 이 같은 ‘모범적인’ 자본과의 공존이 입증된 사례가 영국 런던올림픽 준비과정이라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이와 같은 과정의 이론적 근거를 ‘사회중심적 정책’이라고 명명하면서 자본이나 개발이 아닌 무엇보다 사회를 중심에 놓는 정책을 펴야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중심적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 상공회의소, 관광업계, NGO·시민단체, 학계·전문가집단, 언론 모두가 참여하는 일명 ‘관광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하며 거버넌스의 역량이 관광시장의 승리를 결정짓는다며 중요시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많은 관광객이 ‘제주에서 뭘 먹었다’는 소감을 넘어서 ‘제주도에서 유명 예술가의 공연을 들었다’와 같은 말이 나오도록 제주도가 세계적인 명품 문화예술 도시로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애정 어린 조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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