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요구액 20억 중 3억3천만원만 반영…방기성 부지사 “예비비라도..” 더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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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신관홍, 김명만, 현우범 의원(왼쪽부터). ⓒ제주의소리
제주도가 주말 청소인력 인건비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않아 ‘쓰레기 대란’을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뻔히 예상되는 인건비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예산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한 예비비 사용까지 언급, 의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신관홍 의원(일도1·이도1·건입동, 새누리당)은 29일 제주도가 제출한 제1회 추경예산안 중 제주시 청정환경국 소관 예산 심사에서 ‘365일 가로청소 및 쓰레기 수집운반 인건비’를 문제 삼았다.

제주도는 이번 추경에 당초 제주시가 요구한 예산 20억원 중 3억2960만원만 반영했다. 주40시간 근무에 따른 주말 청소인력 196명(미화원·운전원)을 투입해 주말대체 근무를 실시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일당은 7만원으로 책정됐다.

신관홍 의원은 “추경을 하는 이유가 뭐냐”고 말문을 뗀 뒤 “10월에 제주에서 전국체전이 열린다. 청정 제주가 아닌 쓰레미가 넘쳐나는 제주를 보여줄 것이냐”고 질타했다.

신 의원은 “관련 예산을 얼마나 반영했느냐”고 따져 물었고, 이에 방기성 행정부지사가 “제주시의 요구액 중 일부가 삭감된 것으로 안다”고 답변하자, 갑자기 언성이 높아졌다.

신 의원은 “어느 정도라야 되는 것 아니냐. 20억원을 요청했는데, 겨우 3억3천만원 정도 반영했다. 청소인력 인건비를 반영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면서 “이제부터는 청소를 하지 않고 손을 놓겠다는 것이냐”고 몰아붙였다.

방기성 부지사가 “예산 요구액이 너무 많아서 100% 수용하기는 어렵다”며 원칙론적인 답변을 이어가자 신 의원은 “모자라는 인건비 17억원은 어떻게 할 것이냐. 청소를 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고 거듭 따져 물었다.

그래도 방 부지사는 “필요인력을 투입하면 인건비는 줄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 대안을 강구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벗어나지 못하자 신 의원은 “예산에 편성되지 않은 것을 어떤 대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이냐”고 명쾌한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방 부지사는 “예비비라도…(투입하겠다)”고 말끝을 흐렸고, 신 의원은 “예비비를 인건비로 사용할 수 있나. 안 되는 것을 방안이라고 내놓나”라고 질타했다.

결국 방 부지사는 “계수조정 때 이 문제를 포함해 전체적으로 조정을 해 달라”며 사실상 예산편성의 문제를 시인한 뒤 공을 의회에 떠넘겼다.

이를 지켜보던 김명만 위원장(이도2동 을,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미 ‘쓰레기 대란’ 문제를 겪어보지 않았나. 그런데도 인건비를 반영하지 않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면서 “답변 중에 요구액이 너무 많았다고 하는데, 행정시에 예산편성 자율권을 확대하겠다고 하는 것은 말뿐이냐”고 질책했다.

현우범 의원(남원, 새정치민주연합)은 43개 읍면동에 일괄 편성된 재해예상 사업비와 관련해 “이건 ‘풀’성격의 예산으로, 재해가 발생했을 때 집행하는 것이고, 청소인력 인건비는 반드시 지급해야 하는 예산이다. 어느 게 더 중요하냐”고 말했다.

이에 여찬현 제주시 청정환경국장은 “둘 다 중요하다. 선처를 부탁드린다”며 ‘읍소’작전을 폈다.

그러자 현 의원은 “재해예방 사업비를 삭감해 청소인력 인건비로 재조정할지 여부는 의회에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왕진 제주도 예산담당관은 “모자란 인건비에 대해 예비비를 전혀 투입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며 최후 수단으로 예비비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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