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1순위 김봉진 교수 대신 2순위 고충석 전 총장 낙점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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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총장 선정과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연 김봉진 제주국제대 교수. ⓒ제주의소리

제주국제대가 또 난리다. 이번엔 초대 총장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다.

김봉진 관광경영학과 교수와 총학생회, 전국대학노조 제주국제대학지부는 31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안은 지난 30일 확정된 초대 총장 선정 과정.

제주국제대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는 28일 김봉진 교수, 정구철 레저스포츠학과 교수, 외부인사인 고충석 전 제주대 총장을 대상으로 소견발표, 정책토론회, 최종심사를 진행했다. 여기서 김 교수가 1위, 고 전 총장이 2위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사회의 최종 선정 과정이다. 추천위로부터 이 순위를 통보받은 이사회는 어쩐 일인지 2위였던 고 전 총장을 제주국제대 초대 총장으로 최종 선정했다.

긴급기자회견에서 김 교수는 "추천위는 정당한 과정을 거쳐 순위를 매겼지만 이사회가 이 순위를 무시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사회와 고 전 총장 간 '야합' 의혹을 제기했다. "추천위 위원장인 고한권 교수가 이사회에서 '(추천위원들끼리)담합해서 성적이 높으니 재고해달라'는 말을 했다"며 "추천위원들이 결과에 이상이 없다고 서명까지 다 한 성적을 가지고 이런 말을 할 이유가 어디있나. 다른 후보(고 전 총장)를 민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고한권 교수는 31일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겉으로 보기에는 (추천위에서 정상적으로)절차가 진행돼서 올라갔는데, 사실 내부적으로 곤란한 부분이 있다"며 "말하기는 곤란하다. 법인 이사회를 통해 구체적인 답변을 들어달라"고 즉답을 피했다.

또다른 당사자인 고충석 전 총장은 해외에 나가 있어 입장 확인이 어려웠다. 

30일 이사회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회 관계자는 "보통 이사회가 열리면 직원들이 들어가서 간사역할도 하고 회의록 작성도 하는데, 의아하게도 이번에는 이사들이 담당자들 보고 '전부 나가 있으라'고 했다"며 "비공개로 진행된 만큼 이사회 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추천위의 순위가 바뀌는 것 자체가 불만이 생길 소지가 있다"며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부분이 너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봉진 교수는 법정싸움까지 예고한 상태. 이 날 김 교수는 "야합에 의해 이뤄진 이 부당한 결정에 대해 법적 절차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2년 개교 이래 첫 총장이 선출됐지만 정상화는 커녕 오히려 새로운 갈등의 불씨만 싹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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