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제주시장, 31일 거듭 사과…"더 낮은 자세로 시정 임하겠다" 사퇴 언급 없어

이지훈 제주시장이 자신의 비자림 인근 토지·주택 의혹에 대한 도 감사위원회 결과와 관련, 거듭 사과의 뜻을 표했다.

일각에서 요구하는 '사퇴'가 아닌 '재사과'와 '유감'을 표명했고, 문제가 된 비자림 주차장 인근 카페건물의 철거와 원예시설 보조금 4000만원을 조속한 시일내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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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훈 제주시장이 3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 대한 각종 특혜의혹에 대한 감사위 결과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에게 고개를 숙이는 이 시장. ⓒ제주의소리

이 시장은 31일 오후 4시 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날 앞서 제주도감사위원회가 발표한 특별조사 결과 내용에 대해 이같은 입장을 밝히고 "더 낮은 자세로, 더 겸허한 마음으로 시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번 일을 겪으며 그 사정과 과정이 어떠하든 제주시장이라는 중책의 자리에 오르는 순간, 저와 관련된 어떠한 문제도 모두 저의 책임일 수밖에 없음을 절실하게 느꼈다”며 “앞으로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시정에 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이날 오후2시 이 시장 의혹에 대한 특별조사 결과를 발표해 총 8개의 위법·부당 사실을 확인했고 공무원 1명에게 중징계를 내리는 등 총 7명에 대해 9건의 처분을 요구했다.

이 시장 개인은 주택 지하층 불법 증축, 부설주차장 불법 용도변경, 미신고 숙박영업행위, 보조사업 목적 이외의 작물 재배로 건축법·공중위생법 등을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오늘 감사위원회가 지적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감사위원회 소명을 통해서도 밝혔지만, 매우 유감스런 일이고 모두가 저의 불찰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 중 컨테이너, 증축, 펜션 영업 등에 대해서는 지난 기자회견에서 사과드리고 이미 원상복구 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또, “놀랍게도 이번 감사결과를 통해 처음 알게 된 사항이지만, 제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불법 건축을 한 꼴이 되고 말았다”며 “모든 것이 저의 부족함에서 비롯됐다. 감사위의 시정 요구대로 보조금 4000만원 반납과 감사위가 요구하지 않았지만 카페 건축물을 조속히 철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나이 쉰이 넘어가면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소망해 고향으로 돌아가 아내와 농사를 지으면서 살기로 결심하고 그런 삶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되고 말았다. 지나온 삶이 송두리째 부정되는 것 같아 참담함에 고개를 들 수 없을 지경"이라며, 제주시민들에게 “다시 한 번 진심을 다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모두가 저의 잘못이며, 저의 과오”라며 거급 고개를 숙였다.

제주시 공직자들에게는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 여러분들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도록 여건과 풍토를 개선하는 것이 저의 중요한 임무인데, 오히려 저의 개인적인 일로 심려와 불편을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할 따름”이라며 깊은 유감의 뜻을 보냈다.

이번 감사결과로 징계 처분요구가 내려진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너무나 마음이 무겁다. 그 분들이 지금 겪고 있는 고초의 원인이 저와 관련한 일이기에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며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두고두고 잊지 않고 가슴 속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 시장은 징계 요구 공무원들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는 대목에선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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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제주시장이 3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에 대한 각종 특혜의혹에 대한 감사위 결과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제주의소리

이 시장은 “이번 일을 겪으며 그 사정과 과정이 어떠하든 제주시장이라는 중책의 자리에 오르는 순간, 저와 관련된 어떠한 문제도 모두 저의 책임일 수밖에 없음을 절실하게 느꼈다”며 “공직은 매우 엄중한 자기 검증을 요구한다는 것을 절감했고, 앞으로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시정에 임해 나가겠다”고 자신의 거취를 설명했다.

질의 답변 순서에서 감사위원회의 징계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냐는 질문에 “답을 드리기가 굉장히 어렵다. 관련한 조치는 도 인사위원회에서 하고 해당 공직자들이 이의제기하는 절차도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공무원들은 시장이 아닌 귀농한 민원인을 위해 적극적 행정 펼치다가 이런 피해 입은 것이다. 두고두고 마음에 새기겠다”고 다시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의혹을 최초 보도한 모 일간지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점은 “시민만 바라보겠다. 처음에는 검증 이상의 느낌이 들어서 표현을 자제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 자리를 빌어 (해당 언론사에게)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언론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답했다.

시장직에 연연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연연하지 않는다. 물러설 때라고 생각하면 물러선다. 죄송하다"는 말로 현재 사퇴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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