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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서문공설시장 2층에 '타로+토이'라는 점포를 연 고현철(사진 왼쪽)·윤순옥 씨 부부. ⓒ제주의소리
2년 연속 중소기업청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된 제주시 서문공설시장에 이색 명소가 들어섰다. 

포목점이 주를 이루는 시장 2층에 ‘타로+토이’라는 이름을 건 점포가 문을 열었다. 점성술과 타로 카드로 상담을 하는 윤순옥(41) 씨와 나무로 아트토이를 제작하는 고현철(43) 씨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서문공설시장 하늘정원에서 열렸던 아트마켓에 참여하면서 인연을 트게 됐다. 사업단에서 빈 점포가 있으니 들어오면 어떠냐는 제안에 입주를 결심했다. 

벽에 칠하는 것부터 가구 제작까지 모두 부부의 손을 거치다 보니 점포를 꾸리는 데만 두 달이나 걸렸다. 하루가 아쉽지 않느냐며 이웃한 상인들이 걱정하기도 했다. 그래도 서두르지 않았다. 여유를 갖고 싶어서였다. 부부만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의 반은 윤 씨의 공간으로, 반은 고 씨의 공간이다.

윤 씨는 “카드 점이나 점성술만 한다면 낯설거나 거부감이 들 수 있는데 벽화나 아트토이와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주변에서는 문화 활동 하는 사람, 특이한 커플로 비쳐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이들 사이에선 트렌드로 자리 잡은 ‘타로’는 서양에서 유래한 타로 카드는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78매의 카드를 뽑아가면서 문제를 분석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방법을 제시하는 일종의 점이다. 

윤 씨는 10년 동안 온라인에서 ‘별주부인’이라는 이름으로 상담 활동을 해오며 이름을 알렸다. 10여 년 전 고향인 대구에서 가게를 열기도 했다. 손님이 줄을 설 정도로 성황을 이뤘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윤 씨는 “내가 몇 명을 상담해서 얼마나 벌었는지 보다 여유 있게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내가 에너지가 없는 상태라면 내가 하는 말이 듣는 사람에게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부부는 여유를 찾아 고 씨의 고향인 제주로 이주해왔다. 지난 2005년이었다. 남편이 오히려 망설였지만 윤 씨가 거듭 타이르자 터전을 옮겼다. 각자 두 개의 직업을 병행해오다 재작년에 나란히 전업으로 들어섰다. 
 
우연이 겹치다 보니 서문공설시장까지 오게 됐다. 마침 고 씨의 어머니가 젊었을 적에 서문공설시장 맞은편에서 상점을 운영하셨단다. 부부는 ‘운명’이라고 말한다. 

윤 씨는 “간절히 바랐던 것들이 하나둘씩 이뤄지고 있다. 랜드 마크가 되는 우리만의 가게가 생겼으면 했는데 이곳에 오게 됐다. 누구나 부담 없이 들르는 곳이 되길 바란다. 공항과도 가까우니 여행 온 김에 대화를 나누거나 고민을 털어놓고 가셔도 좋겠다”고 말했다.

개업을 기념해 15일까지 카드 점 50%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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