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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제주의소리]와 인터뷰 당시 황목치승.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유격수 오지환 부상 틈타 선발출전 '펄펄'...치열한 주전 경쟁 예고

대한민국 야구를 이끌 특급 유망주가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좌절의 늪에 빠졌다. 하지만 사회인야구팀에서 몸 만들기를 다시 시작해 지난해 LG 트윈스에 입단했고, 지금은 잠실벌을 활활 누비고 있다.

제주출신 유격수 황목치승(29)의 얘기다.

지난 1일 LG 주전 유격수 오지환(24)이 등에 공을 맞아 부상을 입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송구에 문제가 있었고,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 자리를 바로 황목치승이 꿰찼다. 생애 첫 프로야구 선발 출전이었다.

황목치승은 ‘치타’라는 별명답게 빠른 발로 국내 최고 수준의 수비를 선보여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양상문 LG 감독도 최근 인터뷰를 통해 황목치승의 수비력을 높게 평가했다. 양 감독은 “걱정없이 내보낼 수 있는 수비수”라고 그를 치켜세웠다.

타석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월29일 삼성전 6:6 동점 상황. 8회초 무사 1, 3루에서 투수 강습 내야 안타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데뷔 첫 안타였다.

최근 2번 타자로 출전하면서 28타수 10안타로 0.357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2경기 6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갓 1군에 등록된 선수치고는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황목치승은 전통적인 유격수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 발 빠른 교타자의 면모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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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목치승의 송구 모습. <사진 출처=LG 트윈스>
단점으로는 송구의 정확성 부족과, 타석에서 초구를 공략하는 적극성 부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유난히 강한 어깨와 타석에서의 신중함이 이러한 단점을 최소화하고 있다.

야구 전문가들은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부상에서 복귀해도 치열한 주전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오지환을 위협할 만한 유격수는 LG에 없었다.

오지환은 장타력은 있지만, 실수가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시즌 타율도 0.254로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황목치승은 제주남초등학교 5학년 시절 야구를 시작해 제주제일중 3학년 때 청소년 국가대표로 발탁돼 아시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일본 쿄토한국고등학교의 부름을 받았고, 일본 대학야구 명문 아세아대학에 스카우트됐다.

그러나 언제나 부상이 문제였다. 대학 전지훈련 도중 상대 주자 스파이크에 무릎이 치여 인대 2개가 끊어진 것. 황목치승은 2번의 무릎 수술을 했다.

이후 일본 프로야구 진출 꿈을 접은 그는 군 입대를 위해 지난 2011년 한국으로 돌아왔으나, 무릎 부상으로 면제 판정을 받았다.

사회인 야구팀에서 몸을 만들며, 기회를 노리던 황목치승은 2012년 9월 ‘야신’ 김성근 눈에 띄었다.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에 입단한 황목치승은 1번타자 겸 주전 유격수로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고, 지난해 10월 LG에 입단했다. '치타' 황목치승의 선전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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