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정부 용역 결과 발표 앞두고 전남의 의도적 여론전에 '불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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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전남지사.
국토교통부의 제주국제공항 항공수요 조사 용역 발표를 앞두고 전라남도가 연일 '해저고속철' 여론몰이 나섰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의도적으로 해저고속철 띄우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여론몰이는 이낙연 전남 지사가 총대를 멘 양상이다.
 
이 지사는 잇따라 제주도는 관심도 없는 전남-제주 해저고속철도에 군불을 떼고 있다.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전남-제주 해저고속철을 국책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던 이 지사는 22일에는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1년에 50일 이상 비행기 못뜨는 제주, 해저터널 필수"라고 주장했다.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 지사는 "제주는 기상변화가 심한 곳으로 1년 중에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못뜨거나 또는 뜨는 시간이 늦어지거나 하는 날이 50일이 넘는다"며 "그래서 해저터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더구나 (제주는)관광객 폭증현상이 있는데 공항만으로는 안된다"며 "KTX를 놓는 것이 제주를 위해서도 좋고 육지를 위해서도 좋다"고 제주 사정까지 걱정했다.

이 지사는 "16조원 규모의 해저터널을 만들면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경제에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며 "세계 최장 해저터널이 되는 데 국내 건설업계가 도약하는 전기가 되고, 국가균형 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저터널의 장점을 설명했다.

16조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에 대해 이 지사는 "예전과 다른 점은 이번에 민간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보도에 따르면 포스코가 관심을 보이고, 또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들이 분석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데 중국과 영국 자본들도 들여다보고 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국가예산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라 국가는 정책적인 결정을 하고, 민간 하고의 적절한 관계를 형성하는, 예를 들어 BTL 같은 걸 형성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2010년 비용편익 분석 결과 경제성이 낮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지사는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외국인 관광객이 194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고, 그중에서 제주 방문객이 340만명으로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대부분의 길은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고, 길이 있으면 다닌다"고 다소 비과학적인 답을 내놓았다.

제주도가 신공항을 추진하면서 해저터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하자 이 지사는 "공항을 추진할 것인가 하는 건 별도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며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못뜨는 날이 50일이 넘는데 공항이 2개, 3개 생겨도 해결될 일은 아니"라고 해저터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해저터널 건설 사업추진을 건의한 내용까지 밝혔다.

이 지사는 "대통령께 국가균형발전이 국가경제의 새로운 활로라고 말씀을 드렸고,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께서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어서 산업화를 시작하셨다면, 따님이신 박 대통령께서 목포-제주간 해저터널을 만들어서 진정한 균형발전을 시작해 달라'고 건의했다"며 "박 대통령은 '좋은 의견 앞으로도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라고 답변했다"고 소개했다.

이 지사는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가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을 수립할 예정인데 거기에 중장기 과제로 포함될 가치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전라남도의 해저고속철 군불떼기에 제주도는 탐탁치 않게 보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해저고속철 보도에 대해 "확인 결과 국토부도 사실 무근, 포스코건설도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공식 해명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국토부는 제3차 고속철도망 계획과 관련해서 자치단체의 의견을 듣고 있다"며 "다른 자치단체에서 이 부분을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소문의 진원지가 전남임을 시사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국토부 제주공항 수요조사 용역 발표를 앞두고 전라남도가 여론몰이에 나선 것 같다"며 "제주는 공항인프라 확충이 가장 우선 순위 정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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