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통해 입장 발표 "거짓말-번복 유감...일종의 공황상태"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 사건 발생 열흘만에 범행을 시인했다. 

김 전 지검장 음란행위 사건의 변호를 맡은 문성윤 변호사는 22일 오후 1시5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뢰인이 범행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문 변호사는 김 전 지검장이 직접 작성한 발표문을 통해 “이 건으로 충격과 크나큰 실망을 드린 점 깊이 사죄드리고 본인도 극도의 수치심으로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경찰 수사 결과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사법절차도 성실히 따르겠다”며 “정신적 문제에 대해서도 전문가와 상의해 적극적으로 치유하겠다”고 강조했다.

▲ 김수창 전 지검장의 변호를 맡은 문성윤 변호사가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문 변호사는 당초 김 전 지검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할 것을 권유했으나 의뢰인의 몸과 마음이 극도로 쇠약해져 입원하면서 문 변호사가 대신 입장을 전달했다.

김 전 지검장은 사건 발생 열흘동안 줄곧 혐의를 부인했으나 22일 폐쇄회로(CC)TV 속 음란행위 남성이 김 전 지검장과 동일인물이라는 국과수 분석 결과가 발표되면서 입장을 바꿨다.

경찰은 총 10개의 CCTV를 분석해 김 전 지검장이 8월12일 오후 11시32분부터 약 20분간 제주시 이도2동 제주소방서 옆 도로변 등에서 5차례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

명백한 증거물이 나오자 김 전 지검장도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체포 당일 행적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 22일 경찰에 제출한 서면답변서를 통해서도 “정확히 기억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문 변호사는 “일부 기억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혔고 의뢰인이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서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지검장이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하게됐다는 지적에는 “본인 스스로도 최초 범행을 부인한하고 다시 번복하게 된 부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변호인이 파악하기에는 검사장으로서 행동이 극도로 민감했고 일종의 공황상태였다”며 “이후 가족, 변호인과 의논해 솔직하게 양해를 구하고 사죄를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김 전 지검장이 공연음란 혐의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검찰 수사는 쟁점없이 처리될 전망이다. 검찰이 약식기소를 할지 정식재판으로 넘겨 김 전 지검장을 법정에 세울지 여부는 미지수다.

문 변호사는 “절차에 따라 조사에 임하겠다. 정식재판 여부 등 최종적인 처분이 나오지 않았지만 일반인과 같이 사법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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