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365] 두통이 심상치 않을 때 미리 대처하자

40대 여자분께서 진료실을 방문했다. 얼굴을 찌푸리고, 안색이 창백해 보였다. 그러면 나는 생각한다. ‘어지럽거나, 머리가 아프겠구나.’

“선생님, 머리가 아파요.”

그러면 그렇지.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분이 오면 나도 머리가 아프다. 생각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일차 의료에서 케어할 환자와 응급실에 보내야 할 환자를 가려내야 한다. 일차 의료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는 긴장형 두통이나, 편두통이다. 두통이 자주 있다고 얘기할 때의 ‘두통’이 이러한 증상이다. 하지만, 간혹 두통 환자들 중 위급한 상태가 의심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설렁설렁 보다가는 이런 환자들을 놓칠 수 있다.

“이번이 처음이신가요?”
“이렇게 심한 건 처음이에요.”

더 머리가 아파온다. 40대 여성분이 이번이 처음이라면 뇌졸중 등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답변이다. 하지만 전에도 이런 적이 있다면 우리가 일차성 두통이라고 부르는 편두통 등의 질환일 가능성이 높으며, 일차의료에서 충분히 다룰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 환자는 답변이 두루뭉술 하다.

“시력이 갑자기 떨어진 것 같나요?”, “구토 증세가 있나요?”, “몸 한곳이 갑자기 힘이 빠져서 잘 움직이지 않나요?”, “감각이 갑자기 둔하거나 느껴지지 않는 부위가 있나요?”, “어지러우 신가요?”, “발음하기 힘드시진 않나요?”

모두 뇌졸중인지 아닌지를 감별하기 위해 묻는 질문들이다. 그리곤 신체진찰을 시작한다. 다행히 모두 괜찮아 보인다.

뇌졸중의 경우, 최대한 빨리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 가서 치료받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특징적인 증상을 알고 있어야 한다. 위에 문진하듯이, 몸 한곳이 갑자기 말을 안 듣거나, 감각이 둔해지거나, 발음하기가 힘들어지거나, 시력이 떨어진 것 같다면, 그리고 증상들이 갑자기 왔다면 뇌졸중을 의심할 만 하다. 평상시 당뇨병이 있거나, 고혈압이 있는 등 혈관에 악영향을 미칠만한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부모가 뇌졸중이 있었던 경우는 가능성이 더 올라가므로 특히 유의해서 증상들을 알고 있어야겠다.

만약 쉬면 괜찮아지겠지, 개인의원 방문하면 되겠지. 이런 식으로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시간이 너무 늦어 떨어졌던 몸의 기능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골든타임’이라는 3시간 내에 뇌졸중 대처가 가능한 응급실에 방문해야 하지만 실제로 이 시간 내 환자가 도착하는 경우는 전체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두통', 특히 이런 증상이 처음 왔다면 절대 안일하게 대처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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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제선 연동365의원 부원장.
의사 박제선은? 제주 토박이 의사. '주치의 불모지' 한국에서 주치의를 꿈꾼다고 했다. 아주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공중보건의로 3년 동안 근무했다. 지역 건강지킴이로서의 비전을 가지고 주민들이 흔히 경험하는 질환 및 건강 관심사에 대한 궁금증들을 해결하고자 칼럼을 시작했다. [J's 의료와 경제경영이야기(http://jsmedicine.tistory.com)]라는 포털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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