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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7일부터 3일간 ‘아시아 크루즈관광의 새로운 물결’을 주제로 제주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되는 ‘제2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2014 Asia Cruise Forum JEJU)에서 첫날 세미나로 마련된 해양관광 국제세미나 ⓒ제주의소리

[제2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 서용건 교수 해양관광세미나서 ‘크루즈 육성정책’ 역설

세계 크루즈 시장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종전 유럽과 북미 중심에서 아시아로 그 주 무대가 옮겨오는 상황이다. 제주도 역시 아시아 크루즈 허브로 도약 중인만큼, 다양한 크루즈 상품개발과 크루즈 관광 빅데이터 마련, 크루즈산업 육성 조례 제정이 시급하다는 의미 있는 지적이 제기됐다. 

8월27일부터 3일간 ‘아시아 크루즈관광의 새로운 물결’을 주제로 제주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되는 ‘제2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2014 Asia Cruise Forum JEJU)에서 첫날 세미나로 마련된 해양관광 국제세미나에서다. 관광경영학회(TMR)와 (사)제주관광학회가 주관한 자리다. 

(사)제주관광학회의 추계학술대회를 겸한 이번 세미나에서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서용건 교수는 27일 ‘제주방문 크루즈 관광객 현황과 정책적 시사점’이란 주제발표에서 ▷국제·국내·제주의 크루즈관광객 현황 ▷제주방문 크루즈 관광객 실태조사 ▷제주크루즈 관광시장의 특성 ▷정책적 시사점 등을 역설, 아시아 크루즈의 허브로 떠오른 제주의 과제를 제시했다. 

◆ 국제크루즈 관광시장 중심무대 유럽서 ‘아시아로~’ 

서 교수에 따르면 크루즈관광은 관광산업 중에서 연평균 8%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가장 고성장 분야로, 21세기 유망산업으로 꼽힌다. 

실제 세계 크루즈 관광객 규모는 20여 년 전인 1991년 기준으로 416만8000여명이던 것이 2013년 기준 2097만6000여명으로 약 5배나 급증했고, 지난 2005년을 기점으로 그 증가폭이 두드러지고 있다. 

UN WTO 역시, 오는 2015년 세계 크루즈 관광객이 2500만명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크루즈 관광분야를 21세기 가장 유망한 산업으로 지정고시하기도 했다. 

세계 크루즈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북미와 유럽 중심에서 최근 아시아로 그 중심무대가 옮겨오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지역의 고급화된 관광수요 증가에 따라 아시아 크루즈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이같은 영향으로 중국을 기점으로 한 아시아 크루즈 관광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크루즈 관광객은 지난 2006년 16만명에서 2012년 66만명으로 약 312% 수직상승했고, 아시아권 크루즈 모항지는 현재 5곳, 기항지는 35곳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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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2014 Asia Cruise Forum JEJU)에서 첫날 세미나로 마련된 해양관광 국제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는 서용건 제주대 교수. ⓒ제주의소리

◆ 국내방문 크루즈 관광객 성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를 찾는 크루즈 관광 방문객은 지난 2008년 6만9454명에서 2013년 총 77만1490명으로 10배 이상 급성장하고 있다. 서 교수는 한국을 찾는 크루즈 관광시장 규모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 교수는 또, 국내 기항지에 입항하는 크루즈는 2008년 기항 횟수 73회에서 2013년 414회로 크게 늘었고, 올해 말에는 약 500회 이상 크루즈선이 입항해 총 방문객수가 90만명을 육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국내 크루즈 기항지는 인천항, 부산항, 제주항 등 세 곳이다. 

인천항, 부산항, 제주항의 크루즈 인프라는 크게 크루즈 전용부두와 크루즈 터미널, 그리고 국제여객부두와 국제여객터미널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이 인프라를 모두 갖춘 항만은 부산항이 유일한 상태다. 

인천항은 오는 2016년 말 완공 목표로 인천국제여객터미널 공사가 한창인데, 현재는 임시 크루즈 접안시설과 임시편의시설 컨네이너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항은 크루즈 전용부두 15만 GT 1선석과 국제크루즈 전용터미널을 운영하고 있고, 올해 11월 완공 예정인 국제여객터미널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그러나 제주는 제주항에 크루즈 전용부두 8만 GT 1선석을 갖췄을 뿐, 임시편의시설 컨테이너를 운영하는데 그쳐 크루즈 허브라는 평가에 걸맞지 않은 매우 열악한 환경이다. 다만 서귀포국제여객터미널이 오는 2016년 5월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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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7일부터 3일간 ‘아시아 크루즈관광의 새로운 물결’을 주제로 제주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되는 ‘제2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2014 Asia Cruise Forum JEJU)에서 첫날 세미나로 마련된 해양관광 국제세미나 ⓒ제주의소리

◆ 제주방문 크루즈 관광객 ‘하이킥’, 뜯어 봤더니…

제주를 방문하는 크루즈 관광객은 해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국내 크루즈 기항지 중 가장 급성장하고 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실제 제주 방문 크루즈 관광객은 2007년 1만7285명(24회 입항) 방문 이후, 2013년 38만6139명(184회 입항), 올해도 7월 현재 30만1000여명을 돌파해 작년 동기 대비 방문객 수가 60%나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제주를 찾는 국제크루즈의 국적별 입항 현황을 살펴보면 지나치게 ‘중국’에 편중된 현실을 직시할 수 있다. 

2013년 제주방문 크루즈 관광객 38만6139명 중 중국이 34만9418명으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일본이 1만5000여명(3.9%), 대만 4800여명(1.2%) 순으로 뒤를 잇고 있지만 중국과 워낙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크루즈 관광객들이 제주에서 체류하는 평균 시간도 불과 아홉 시간 남짓했다. 
2013년 제주를 방문한 크루즈선의 평균 체재 시간은 9.06시간이고, 전체 체류시간은 총 1667시간이었다. 

제주에서 ‘반나절’ 정도 체류했다가 빠져나가는 크루즈 관광객이 79%를 차지했다. 1박2일 체류는 20%에 불과했다. 

결국 제주에 기항하는 대부분 크루즈 관광객은 중문관광단지 투어 코스, 제주시 투어 코스, 동부지역 투어 코스, 서부지역 투어 코스 등 크게 4가지 코스 중 한 코스를 선택하고 있고, 일반적으로 2~3곳의 관광지와 쇼핑으로 구성되어 있는 현실이다. 

서 교수는 이에 “제주 체류 시간이 불과 4~5시간 정도의 반나절 코스가 대부분이어서 체험과 휴양 등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큰 프로그램들은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제주대 산학협력단이 제주방문 크루즈 관광객 1104명을 상대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도 ‘인상 깊은 관광지’를 묻는 질문에 수많은 관광지 중 1위로 ‘용두암’이 꼽힌 것은 시간에 쫓기는 제주 크루즈 관광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 크루즈 허브 도약 내건 ‘제주’ 갈 길은?

서 교수는 이 같은 국제·국내·제주 크루즈 관광시장의 현실로 볼 때, 제도적 측면의 정책과제를 비중 있게 제시했다. 

서 교수는 우선 ‘크루즈 산업 육성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크루즈 산업 육성 조례 제정을 통한 안정적인 육성 지원 예산을 확보하고, 과학적 자료 구축을 위한 관광 통계의 과학적 관리, 크루즈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정기적 설문조사 시행 등을 위한 제도 마련 취지다. 

서 교수는 장기적 크루즈 산업 육성 계획 수립도 역설했고, 세부내용으로 크루즈 산업 육성을 위한 전담조직 마련, 해양관광분야 행정전문가 육성 및 전담인력 확보 등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해양관광 정책분야, 출입국 심사분야, 관광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분야, 마케팅 분야 등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력으로 구성된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고 거듭 역설했다. 

특히 서 교수는 정기적인 크루즈 관광관련 실태조사 및 통계자료 구축을 토대로 한 ‘크루즈 관광 빅데이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거시적 시각’을 요구했다. 

서 교수는 “크루즈 상품개발은 약 2년전부터 항로를 개발하고 비교적 오랜 기간 모객에 나서기 때문에 거시적인 마케팅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제한된 시간이지만 지역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 및 관광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런 지역관광 프로그램을 여행사가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면세점 위주의 단순한 쇼핑관광 및 시간 내 방문 가능한 관광지 코스 등에서 벗어나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의미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테마별 상품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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