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태 관장 온 가족이 함께 쓴 육아일기 '하삐!하삐!'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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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굴의 모험가인 송경태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장이 최근 소중한 일상을 담은 책 '송경태·송민의 육아일기 하삐!하삐!'를 펴냈다.

송 관장이 그의 아들 송민과 함께 손자, 손녀들과 생활하면서 틈틈이 써온 일기들을 엮어낸 책이다. 송민의 아내이자 아이들의 엄마인 이혜림의 태교일기도 실려있는 만큼 온 가족이 함께 쓴 일기인 셈이다.

책 제목인‘하삐’라는 말은 송 관장의 손자가 ‘할아버지’라는 완전한 발음 대신 옹알이처럼 그를 부르던 호칭으로 그만이 누릴 수 있었던 고유명사다.

책에는 아이가 태어나면서 터트린 울음이 옹알이가 되고, 외마디 말이 되었다가, 하삐가 되고,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의 나날들이 가족들의 사랑의 필체로 꼼꼼하게 기록돼 있다.

송 관장이 책을 낸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불굴의 의지', '희망에 대한 강한 신념' 등을 강조한 것이 아닌 '손자바보'의 수수한 모습을 담은 만큼 그로서도 의미가 각별하다.

손자에 대한 육아일기지만 동시에 어려운 상황에서 그의 아들을 키우면서 겪었던 과거에 대한 회상이기도 하다.

송 관장은 "두 아이를 키울 때 많이 가난했다. 앞 못보는 사람이 직장을 구하기란 하늘에 별따기였으며 경험도 없이 사업을 시작하였기 때문"이라며 "살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 했던 시기였던지라 아이들을 살갑게 키우지는 못했다"고 아들에 대한 미안함을 나타낸다.

또 "정작 나는 두 아들을 키우던 젊은 날엔, “먹고 사는데 급급해 여유가 없었노라”는 지극히 단순한 변명으로 그 무책임함을 덮어버린 채 살아왔다"며 "되돌릴 수 없는 그때의 아쉬움을 곱씹으며 손자손녀들에게만은 후회 없는 사랑을 듬뿍 쏟아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는 앞 못보는 한 할아버지가 손자들의 커가는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는 아주 단조롭고도 소소한 일상"이라면서 "손자를 사랑하는 할아비의 애틋한 마음을 그냥 묻어버리자니 너무 아쉬워, 어설픈 솜씨지만 이렇게라도 담아내고 싶을 뿐"이라고 말한다.

손자들의 미래에 대한 작은 소망도 밝힌다. 

송 관장은 "손자들을 향한 이 할아비의 바람은, 화려한 이름을 떨치거나 권세를 누리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며 "그저 세상에 필요한 사람, 또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가슴 따뜻한 사람이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제주의소리]가 주최하는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의 홍보대사인 만큼 제주와 인연이 각별한 그는 이번 책도 제주 애월에 위치한 출판사 파우스트에서 펴냈다.

▲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홍보대사인 송경태 관장. ⓒ제주의소리DB
송 관장은 장애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4대 극한 사막 마라톤 그랜드 슬램(사하라, 고비, 아타카마, 남극)을 달성하고, 그랜드캐니언 271km와 나미브사막 마라톤 250km, 타클라마칸사막 마라톤 100km를 완주한 바 있다. 지난 달에는 킬리만자로 최고봉 우후루피크(5895m)에도 올랐다.

캐나다 록키 산맥 스큐아뮈시 치프봉 거벽 등반, 미국 대륙 도보 횡단, 부산~임진각 도보 종단 625km, 동두천~울산 울트라 600km 완주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A, B, C를 등정했고, 현재 내년 봄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을 목표로 훈련에 임하는 중이다.

파우스트.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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