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3일 고충석 총장 취임...경영부실·재정지원 제한 대학도 해제, 새로운 도약 위한 분위기 반전 성공

총장 둘러싼 내홍 일단락...경영부실·재정지원 제한 대학서도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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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총장 선출을 둘러싼 제주국제대 내 학내 갈등이 일단락됐다.

제주국제대는 오는 3일 고충석 초대 총장의 임명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기는 9월1일부터 2018년 8월까지 4년이다.

총장 선출과 관련해 한 달 간 이어진 내홍도 정리됐다.
제주국제대는 지난 6월말부터 총장 선출을 위한 일정에 돌입하고 총 17명으로 ‘총장 후보자 추천위원회’를 꾸렸다. 추천위는 7월18일과 28일 응모자인 김봉진 교수, 정구철 교수, 고충석 전 제주대 총장 등 3명에 대한 심사를 거쳐 이 결과를 이사회에 제출했다.

학교법인 동원교육학원 이사회는 지난 7월 30일 제1대 총장으로 고 전 제주대 총장을 확정 의결했다. 그러나 탈락한 김봉진 교수와 총학생회, 전국대학노동조합 제주국제대학교지부장, 민주교수협의회 등 학내 단체들은 이사회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1인 시위와 기자회견 등을 이어왔다.

이들은 학내 심사기구인 추천위원회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김 교수 대신 고 전 총장이 임명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해왔다. 특히 선관위 역할을 맡은 추천위원회 위원장인 고한권 교수가 이사회 내부에서 추천위 심사 결과를 보고하는 과정에서 특정 후보에만 유리한 설명을 했다며 ‘야합’ 의혹까지 제기했다. 

상황이 변한 것은 지난 29일. 고한권 교수가 학내 게시판에 갈등 해결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면서다.

고 교수는 ‘초대총장 선임과 관련하여 대학 구성원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에서 논란의 핵심인 지난 7월 30일 이사회 내 상황을 밝혔다.

고 교수는 “이사회 석상에서 추천위의 최종 의견을 보고함과 동시에 사견으로 ‘추천위원 중 일부가 사전 담합해 최고점과 최저점을 부여하게 된다면, (담합한 추천위원들이 지지한 후보 외) 다른 후보들은 2, 3위가 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환기를 요청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서류심사에서 4(개)항목에 최저점인 1점을 주고 총점도 1점으로 환산한 위원이 있음을 인지하고, 참고사항으로 ‘추천위원으로서의 자질이 의심되는 위원들이 있다’는 말을 이사회에서 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의와는 다르게, 이러한 발언이 해석에 있어서 오해의 여지를 남긴 점이나, 이로 인해 총장 선임을 둘러싼 학내의 불협화음과 내부 갈등이 야기된 점에 대해서는 구성원 여러분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서로의 입장 차이를 떠나 대학의 모든 구성원들께서는 충분히 이해해 주시기를 진심으로 빌어마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 글을 접한 반대 측 단체들은 고 교수가 공식사과한 것으로 보고 더 이상의 논쟁과 이의 제기를 멈추기로 결정했다.

김봉진 교수는 “애초에 누가 총장이 되느냐 마느냐 문제가 아니라 절차상의 부정한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 즉 학교기관이 정의롭게 가자는 내용이었다”며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글을 올렸기 때문에, 과정 상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사회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입장 차는 존재하지만 고 총장 임명을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제주국제대는 오는 3일 오전11시 대학본부 4층 강당에서 취임식을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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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국제대 전경. ⓒ제주의소리DB

학내 정상화 파란불...드디어 갈등 종료되나?

제주국제대는 지난 2012년 3월 탐라대와 제주산업정보대학이 통합하면서 개교했다. 하지만 이 때부터 순탄치 않았다.

김동권 전 제주산업정보대 학장의 딸인 김모 이사와 한국노총 산하 노조, 그리고 이들에 반대하는 이사들과 교수들, 총학생회, 민주노총 산하 노조 간의 갈등이 계속돼 온 것. 2000년 교비 18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돼 대법원 확정 판결과 함께 교비 보전 명령까지 받은 김동권 전 학장의 그림자가 아직도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이사회 내 갈등으로 학교운영이 파행을 거듭했고 안건 처리는 물론 재무제표조차 제대로 기록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러는 사이 교육부는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 제주국제대를 경영부실대학으로 선정했다. 탐라대 부지매각을 포함한 통합 승인과제로 제시한 사업내용들이 이사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처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다 못한 제주도는 작년 9월 30일 이사 전원에 대한 사퇴를 결정했고, 이어 10월 31일자로 임시이사 8명을 선임했다. 이후 갈등이 수그러들면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이번 총장 선출을 둘러싼 논란으로 지긋지긋한 장기 학내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불거졌다.

하지만 8월29일 추천위원장인 고한권 교수의 입장발표에 이어 반대측이 이를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한 달 여간 학교를 둘러쌌던 내홍이 멈추고 출범 이후 첫 공식총장이 생긴데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15년도 경영부실대학, 정부 재정지원 제한 대학, 학자금대출 제한 대학 목록에서도 모두 벗어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대학 관계자는 “경영부실대학에서도 해제되고, 갈등도 멈추는 등 호재가 생기면서 학내분위기가 매우 좋다”며 “추석 이후 수시모집 등에 대비해 최선을 다하자는 결의도 봤고 이제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고 총장은 취임식을 앞두고 “이제 지역발전을 위한 마지막 봉사의 자리가 제주국제대학교를 반석 위에 올려놓는 일”이라면서 “과거 이 대학(제주산업정보대)이 전국에서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유명했던 그 이름과 명예를 반드시 회복하도록 최선을 다해 헌신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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