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가방' 3개 추가 확보…'1번 가방'서 뭐가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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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사망)이 도피 전에 준비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방 3개가 추가로 발견됐다. 가방 안에서는 1번 띠지와 만년필 수십 개가 발견됐다.

인천지검 세월호 실소유주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의 가방으로 추정되는 가방 3개를 경기 안성의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여신도 박모씨 자택에서 발견, 임의 제출받았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이 발견한 가방은 각각 회색 여행용 가방(캐리어)와 검정색, 체크무늬 이민용 가방 각각 1개씩이다. 이 가운데 체크무늬 이민용 가방 안에서는 1번 띠지와 함께 각종 기념주화, 산삼세트 등이 발견됐고, 검정색 이민용 가방에는 장세척기와 옥돌, 회색 여행용 가방에는 몽블랑 등 만년필 30여 세트가 들어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회장이 도주하기 직전에 소지품과 금품을 챙기라는 지시 아래 일명 '제2의 김엄마' 구원파 여신도 김모씨가 꾸린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한 목적이나 계획에 따라, 또는 가방 순서대로 의미를 가지고 짐을 챙기지는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가방들에는 모두 띠지가 붙어있지 않았지만 검찰은 회색 여행용 가방이 1번, 이민용 가방들이 각각 9·10번 가방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회색 여행용 가방에 테이프가 붙어 있었던 흔적이 남아 있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결과 이 테이프와 앞서 발견된 가방에 붙어 있던 5번 띠지를 붙인 테이프 재질이 서로 동일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방을 꾸렸다고 진술한 김씨 역시 검찰 조사에서 '1번 가방에는 만년필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유 전회장이 은신했던 전남 순천 송치재 별장에서 현금과 외화가 담긴 4·5번 가방을 발견했고, 이어 일명 '김엄마'로 불리는 구원파 여신도 김명숙씨의 집에서 2·3·6·7·8번 가방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7번 가방에는 권총 5정이 들어있었다.

띠지가 붙은 가방들이 잇따라 발견됨에 따라 1번 가방의 존재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검찰은 유 전회장의 도피 동선을 따라 총 14개 장소를 압수수색했지만 가방을 발견하지는 못했다.

이후 검찰은 구원파 총본산격인 경기 안성 금수원 식품팀에 소속돼 있는 박씨의 집에서 가방 3개를 본 적이 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 지난달 20일 가방들을 발견했다.

기소된 '제2의 김엄마' 김씨와 자신이 금수원에서 가방들에 번호표를 붙였다고 주장하는 구원파 신도 오모씨 등은 검찰 조사에서 가방이 10개를 넘지 않는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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