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합의설 사실무근"에 제주도 "무슨 꿍꿍이?" 부글부글...녹지그룹 입장 주목
원희룡-장위량.jpg
▲ 원희룡 지사(왼쪽)와 장위량 녹지그룹 회장.

218m 초고층 건축물 드림타워 개발과 관련해 사업자인 동화투자개발이 제주도와 중국 녹지그룹간에 건축물 높이 조정을 합의한 바 없다고 밝히자 제주도가 발끈하고 나섰다. 

동화투자개발이 사업 파트너인 녹지그룹 측의 입장이라며 2일 보도자료를 배포한데 대해 제주도는 동화투자개발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식의 반응을 보여 드림타워 논란이 진실공방으로 번질 조짐이다.    

롯데관광개발 계열사인 동화투자개발은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회사인 녹지그룹을 투자자로 유치해 218m 초고층 건축물 드림타워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건물면적의 52%인 관광호텔 및 카지노는 동화투자개발이 소유.운영하고, 48%인 콘도는 녹지그룹이 분양.운영을 맡는 방식이다. 콘도는 대부분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분양업이다.

드림타워 조성사업은 동화투자개발이 토지 확보와 사업 인허가를 맡고, 녹지그룹이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녹지는 드림타워에 1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제주지역 시민사회가 고도 문제와 교통대란, 일조권, 풍동 문제 등을 제기했고, 원 지사도 드림타워 조성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원 지사는 취임 한달을 맞은 7월31일 기자회견에서 "드림타워는 이미 형식적 절차를 거쳤지만 제주의 경관, 교통, 도시기능 등 제주의 미래가치에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매우 크다"며 "제주 전체에 초고층 고도지구가 필요한 지, 필요하다면 어디인지 등도 종합적인 미래비전 계획속에서 검토돼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드림타워는 현 상태에서 진행될 수 없기 때문에 사업자는 고도문제를 해소할 대안을 제시해 달라"고 사실상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녹지그룹은 지난 8월18일 해외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제주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며 원 지사를 초청했다.

드림타워.jpg
▲ 218m 초고층 건축물 드림타워 조감도
녹지그룹 장위량 회장은 당시 "제주 자연을 지키면서 개발하고, 도민에게 환대받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장 회장은 “시진핑 주석이 '한국에 더 투자하라'고 했었다”며 “앞으로 자연을 지키면서 투자해 녹지가 제주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가 제동을 건 드림타워 개발사업과 관련해서도 장 회장은 “제주의 미래가치에 부응하는 사업을 하고, 제주의 아름다움도 적극 홍보하겠다”며 “드림타워 사업과 관련해 동화투자개발을 최대한 설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화투자개발은 2일 보도자료를 내고 "건물높이와 용적률 유지가 공동사업 추진의 전제조건인 만큼 일각에서 제기된 층수 낮추기는 현재로서 있을 수 없다"고 '높이 조정 합의설'을 반박했다.

동화는 "녹지그룹측이 층수 조정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원 지사와 장 회장이 이 같은 내용에 합의한 적이 없다”고 거듭 합의설을 부인했다.

이어 “건축허가는 이미 2009년 이뤄졌고 2014년 건축허가 변경은 아파트를 콘도로 바꾸는 설계변경에 불과하다”면서도 "앞으로 합리적인 상생을 위해 도정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원칙론을 폈다. 도정과 협의는 하되 이미 허가가 난 사항은 바꿀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제주도는 동화투자개발의 보도자료에 대해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강홍균 제주도 소통정책관은 "지난 8월18일 녹지그룹 장위량 회장은 원 지사와 면담을 갖고 드림타워와 관련해 제주도의 입장에 따라 고도완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오히려 녹지그룹이 '동화투자개발을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강 소통정책관은 "녹지그룹 회장이 원 지사에게 직접 전달한 말을 뒤집겠느냐"며 "동화투자개발이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니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양측의 주장이 전혀 다른 셈이다. 두 사업자간에 이해 관계가 다른 것인지, 장 회장이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것인지, 아니면 제주도와 동화투자개발이 장 회장의 발언을 놓고 해석을 달리하는 것인지 드림타워를 둘러싼 논란이 미묘하게 꼬여가고 있다.  
 
녹지그룹의 공식 입장이 논란을 잠재울 변수로 등장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