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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이 18일 오전 11시 새누리당 제주도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 수입개방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농민회, 새누리 당사 앞서 기자회견...제주산 월동채소 가격폭락 불가피


20년간 유예된 쌀시장 개방이 눈앞에 다가오자 제주지역 농민들이 제2의 동학농민운동까지 경고하며 정부에 쌀 수입개방 선언 취소를 촉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은 18일 오전 11시 새누리당 제주도당사 앞에서 ‘쌀 수입개방 및 한중 FTA.TPP 반대 정치권 압박’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농민들은 제주에서 유통중인 중국산 쌀을 인도 위에 쏟아내며 쌀 시장 개방은 곧 제주농민과 우리나라 농업 전체에 다가올 죽음의 그림자라고 지적했다.

김정임 전여농 제주도연합 회장은 “수천년간 우리 민족의 생명을 이어온 쌀이 무너지고 있다”며 “쌀 시장 개방은 농업경제만이 아니라 국민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농민들이 쌀농사를 포기하고 다른 채소로 작물을 전환하면 농작물 가격 폭락사태가 불가피하다”며 “쌀이 버티고 막아주던 품목의 집중화 현상도 무너진다”고 우려했다.

제주시 한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창준씨는 “제주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논에서 쌀 대신 월동채소 재배에 나선다면 전국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제주는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씨는 “가뜩이나 높은 물류비용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제주 월동채소가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 제주지역 농업은 무너진다. 이것이 암울한 제주농민의 미래”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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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이 18일 오전 11시 새누리당 제주도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 수입개방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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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농민이 새누리당 제주도당사 앞에 쏟아낸 중국산 쌀을 발로 짓밟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농민들은  “쌀은 한국농업의 보루다. 정부는 쌀 수입개방 선언을 당장 취소하라”며 “그렇지 않을 경우 제2의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자회견이 끝난후 농민들은 직접 구입한 중국산 쌀을 인도에 내팽개치고 발로 밟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김 회장 등 농민단체 간부들은 곧이어 새누리당 제주도당 사무실로 이동해 쌀개방 중단을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면담 후에는 김우남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의 제주사무소까지 이동하며 거리 선전전을 펼치는 것으로 행사를 마쳤다.

농민들의 지적대로 정부와 여당은 이날 오전 당정 간담회를 열고 쌀 관세율을 확정한다. 현재 당정은 내년 쌀시장 개방에 따라 수입쌀에 적용되는 관세율을 513%로 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쌀 관세율이 확정되면 국회에 최종 보고한 뒤 9월말 세계무역기구(WTO)에 수정양허표가 넘어간다. WTO 내 쌀 수출국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내년 1월 국내 쌀 시장은 열린다.

우리나라는 1994년 우루과이 라운드 협정에서 모든 농산물에 관세를 물리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식량주권을 위해 쌀시장에 한해 20년간 유예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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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이 18일 오전 11시 새누리당 제주도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 수입개방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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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이 18일 오전 11시 새누리당 제주도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쌀 수입개방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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