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범·고태민 “뭘 ‘직권취소’ 하겠다는 것이냐” 질문공세…국과장들 “제가 답변하기엔..”

제주도청 간부들이 ‘2013회계연도 결산’ 심사에서 민감한 현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즉답을 피해 ‘도지사 눈치 보기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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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도시위원회 현우범(왼쪽), 고태민 의원.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현우범 의원(남원, 새정치민주연합)은 22일 속개된 제321회 정례회 국제자유도시건설교통국 소관 2013회계연도 결산 심사에서 원희룡 도정 들어 줄줄이 제동이 걸리고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도마에 올렸다.

현 의원은 먼저 송진권 국장에게 “도의회 서기관이 도청 국장으로 바로 간 적이 거의 없었다. 행정직이 국제자유도시건설교통국장에 발탁할 것도 흔치 않은 일”이라며 종전 기술직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던 건축행정 분야 수장에 오른 것을 축하했다.

그러나 곧바로 송 국장을 난감케 한 질문이 이어졌다.

현 의원은 “행정직이니까 물어보는데, 제반 절차를 이행한 사업에 대해 (도지사가) 직권으로 인·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 규정이 있느냐”고 다소 예민한 부분을 건드렸다.

원희룡 지사가 논란이 되고 있는 초고층빌딩 드림타워와 관련해 “문제가 된다며 직권으로 취소할 수도 있다”고 한 도정질문 답변을 염두에 둔 질문이었다.

송 국장이 “그 정도까지는 업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말로 빠져나가려 하자, 현 의원은 거듭 “행정직이기 때문에 일반론을 말하는 것이다. 행정의 신뢰성 일관성 차원에서 직권취소가 가능하냐는 것”이라고 답변을 주문했다.

송 국장은 거듭된 답변 요구에도 “제가 초짜이기 때문에…”라며 말을 아꼈고, 현 의원은 “지사 답변 때문에 주저하는 것 같은데, 저도 억지춘향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자 송 국장은 “특이한 경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짧게 답변했다.

고태민 의원(애월, 새누리당)도 드림타워와 관련된 원 지사의 도정질문 답변에 따른 명확한 의미파악에 나섰지만, 담당 과장의 입을 열지는 못했다.

고 의원은 “지사께서 드림타워와 관련해 직권취소를 언급했는데,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한 것을 취소하겠다는 것인지, 건축허가를 취소하겠다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가장 최근에 나간 변경허가를 취소하겠다는 것인지 도대체 뭐냐”고 따져 물었다.

집행부석에 앉은 이병철 디자인건축지적과장은 “제가 답변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며 입을 굳게 닫았다.

그러자 고 의원은 “관련 법령은 전부 오픈되어 있다. 여러분의 의견을 듣지 않고 도지사가 일방적으로 발표할 수 있나. 지사가 독단적으로 판단해서 답변하지는 않았을 것 아니냐”며 거듭 답변을 촉구했지만, 이 과장은 “아무튼 열심히 하겠다”는 동문서답으로 즉답을 피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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