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jpg

감사반 숙소 예약 호텔, 계약 파기 중국인 수용...허름한 외곽 모텔에 여장

제주에서는 호텔이 감사원 보다 한 수 위? 감사원이 제주에서 한 숙박업소로부터 제대로 '한방' 먹었다.

제주도 현지 감사에 나선 감사원이 당초 예약된 호텔에 묵지 못하고, 쫓겨나다시피 외곽의 허름한 모텔에 여장을 푼 사연이 23일 알려졌다.   

감사원은 지난 15일부터 10월2일까지 2주간 제주도청 4층 대강당에서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대한 기관운영 종합감사를 벌이고 있다.

제주도에 대한 기관운영 종합감사는 2010년 이후 4년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총 21명이 투입됐다.

관례로 볼때 감사원 감사반은 편의상 제주도청과 가까운 곳에 숙소를 잡아왔다. 하지만 웬일인지 올해는 도청과 5km 이상 떨어진 곳에 여장을 풀었다. 숙박업소의 격(格)도 달랐다.

사연은 이랬다.  

당초 감사반의 숙소는 감사장이 차려진 제주도청 인근 한 관광호텔로 잡혀있었다. 제주도가 미리 계약금 30만원을 내고 잡아뒀다. 

그러나 호텔측은 감사반이 내려오기 이틀 전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고 대신 중국 관광객을 받아버렸다. 돈이 더 되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객실을 넘겨버린 것.

졸지에 숙소를 잃게되자 제주도는 부랴부랴 직원 30여명을 동원, 숙소를 찾아나서는 부산을 떨어야 했다.

수소문 끝에 찾아낸 숙소는 도청에서 7km 떨어진 동문로터리 인근 허름한 모텔. 이후 도청 공무원들은 감사반에게 숙소가 멀어진 배경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는 후문이다.

이 사연이 알려지자 도청 안팎에선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감사원이 민간업체로부터 호되게 당했다" "감사원을 아랑곳하지 않는 호텔도 배짱 한번 두둑하다"는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제주도 관계자는 "계약금까지 주고 예약한 숙소를 호텔측에서 일방적으로 취소해 버렸다"며 "객실난을 이용, 계약까지 파기하는 숙박업소의 갑(甲)질에 놀랐다"고 혀를 찼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