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단체 "형사범 처벌" 촉구..."인간이길 포기한 극우 백색테러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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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요배 작가의 '서북청년단'
제주4.3 단체들이 '서북청년단'(서청) 재건 소식에 아연실색했다. 

1948년 4.3 당시 서청은 무고한 제주도민을 학살하고, 백색테러를 자행한 한국 현대사의 흑역사 그 자체였기에 충격의 도는 더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와 제주4.3연구소, 4.3도민연대, 제주민예총은 1일 공동 성명을 내고 서청 재건 세력들을 형사범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4.3단체는 성명에서 "지난 9월28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 '서북청년단 재건준비위'라는 자들이 공개적으로 나타났다"며 "서북청년단은 말만 들어도 제주도민들에게는 치가 떨리는 이름으로 4.3 당시 민간인 학살 만행으로 인간이기를 거부했던 극우백색테러 조직"이라고 규탄했다. 

4.3단체는 "'빨갱이들은 모두 씨를 말려야 한다'라며 제주에 들어온 서청은 미군정과 이승만의 하수인으로 제주4.3 토벌의 선봉에 섰다"며 "제주도의 민간인 학살을 더욱 확대·악화시킨 것은 이들이며, 나중에는 미군정에게도 부담스러운 존재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학계의 보고에 의하면, 서청은 해방공간과 한국전쟁을 통해 20만~40만명 이상의 민간인을 좌파, 빨갱이로 몰아 학살했다"며 "임시정부의 수반으로 풍찬노숙하다 돌아온 우파 민족주의의 거두인 백범 김구 선생을 암살한 안두희 역시 서북청년단이었다"고 주장했다.

4.3단체는 "서북청년단, 그들은 한국현대사의 흑역사로 그들이 휩쓸고 다닌 곳에는 인권이고 인륜이고 없었다"며 "그들의 만행은 독일 나치친위대의 만행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60여년 전 서청의 만행을 돌이켰다.  

4.3단체는 "서청 그들은 금품갈취, 불법고문, 살인, 부녀자 능욕, 사기 공갈, 상해, 사문서 위조 등 이 글에 차마 올리기 힘든 야만적인 행위들을 4·3의 전 기간을 통해 무자비하게 서슴없이 자행했다"며 "좌우를 가리지 않고 벌인 일들이다. 그런 그들을 재건하겠다니?"라고 개탄했다.

이들은 "국가라면 최소한 유지시켜야 할 도덕적 가치와 넘지 말아야 할 선들이 많이 무너지고 있다"며 "하지만 서청 재건위라는 이름으로 백주의 대한민국 한복판에서 버젓이 집단행동을 벌인다는 것은 현 정권이 그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비호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일"이라고 정부의 비호 또는 묵인 의혹을 제기했다. 

4.3단체는 "정부는 서청 재건위라는 이들이 공공연히 행보하지 않도록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형사범죄의 사안으로 무겁게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4.3단체는 "67년 전 제주를 휩쓸었던 서북청년단의 공포를 다시금 떠올리게 되는 이 상황을 보면서 우리는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진정한 역사청산과 반역사의 망동에 철퇴를 들어야 할 때로 하루 빨리 정부와 정계가 이런 망동의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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