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장 청문회] '음주' 여부 최대쟁점…판결문 제출 놓고 '옥신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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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승 제주시장 내정자에 대한 제주도의회의 인사청문회가 4일 앞으로 다가선 가운데 벌써 양측이 자료제출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의회 내부에서는 자료요청에 성실히 응하지 않을 경우 청문회 자체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격한’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이기승 내정자에 대한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는 오는 6일 10시 시작된다. 앞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고충홍)는 지난달 19일 1차 회의를 갖고 인사청문계획서를 채택했다.

청문계획서에 따라 공통으로 요구한 자료와 각 의원별로 요청한 서면자료에 따른 답변·자료도 자료제출 마감일인 9월30일 청문위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제출된 자료를 검토한 청문위원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1일 오후 긴급회의가 끝난 뒤 한 청문위원은 “청문회라는 것이 충분한 자료를 토대로 검증할 것은 검증하고, 내정자 역시 비전이나 소신을 밝히는 자리가 돼야 하는데, 내정자 측에서 자료제출에 너무 비협조적이다”며 “이럴 거면 청문회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회의 분위기와 관련해서도 “요구한 자료에 대해 ‘비공개’를 이유로 제출하지 않거나, 일부 내용만 짜깁기해서 제출한 것은 또 다른 의혹을 키우는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일부 의원은 아예 청문회를 보이콧하자는 의견도 있었고, 하더라도 이건 ‘부적격’ 사유라는 의견도 있었다. 자료 제출 문제 때문에 분위기가 안좋은 쪽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자료제출과 관련한 신경전은 25년 전 교통 사망사고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의 핵심은 사망교통사고 당시 ‘음주 운전’ 여부다.

이 내정자는 ‘음주 교통사망사고’ 의혹과 관련해 한 인터넷 매체 인터뷰를 통해 “꽤 지난 시절 불의의 사고를 내 인명피해를 안겼다. 하지만 술을 마시고 저지른 일이라고 보도가 나와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판결문 제출요구에 대해서는 30일 도의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25년 전 자료여서 판결문을 구하지 못했다”는 답변을 했지만, 의원들의 항의를 받고 뒤늦게 2장짜리 판결문 일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요청자료 제출을 놓고 벌써 스텝이 꼬이고 있는 형국이다.

A청문위원은 “뒤늦게 받은 판결문도 달랑 2장짜리다. 도대체 이런 식으로 자료를 제출하는 경우가 어디에 있느냐”며 “판결문 전문 요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의회 차원에서 국가기록원을 통해 전문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5년 전 교통사망사고를 둘러싸고 음주운전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진실 공방’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청문위원들도 이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일부 청문위원은 ‘본인 동의’를 전제로 사고 당시 경찰수사기록까지 열람(정보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 제출을 둘러싼 ‘신경전’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인사청문회에 어떤 결과를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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