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대학생아카데미] (6) 트랙터 여행가 강기태

세상에서 가장 독특한 여행가인 강기태가 제주 청춘들에게 ‘시도조차 해보지 않을 것이냐’고 되물었다. 죽는 순간 결코 후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라고 강조했다.

14일 오후 4시 제주대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린 JDC대학생아카데미에서는 그의 독특한 20대를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혁명가 체 게바라의 남미 일주를 다룬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본 것이 전환점이었다. 스물여섯 청년은 치밀하게 준비한, 그의 고민을 담은 전국 일주 계획서를 들고 농업 관련 기관, 기업, 교수 연구실의 문을 되는대로 두드렸다.

마침내 한 농기계 업체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게 됐고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성사되자 하동 군수를 찾아가 취지를 설명하고 하동 특산물과 하동 로고가 박힌 티셔츠와 모자를 얻어냈다. 2008년 9월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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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DC대학생아카데미에 선 트랙터 여행가 강기태. ⓒ 제주의소리

그렇게 6개월 동안 4500km를 트랙터로만 일주했다. 무작정 찾아가 국제구호활동가 한비야, 고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자신의 여행을 설명하고 응원을 얻었다. 무전여행이라 각 지역 농가에서 일하며 숙식을 해결했다. 배를 타고 고기잡이에 나서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농촌을 모두 훑었다.

6개월이 지나 하동에 돌아오니 군에서 성공 환영식까지 열었고, 각종 언론이 주목했다. 이제 꿈이 더 커졌다.

2012년에는 터키와 아르메니아 1만2000km를 트랙터로 일주했다. 이번엔 터키 농민들을 만났다. 거기서 더 난리였다. 똑같은 색의 트랙터를 맞춰서 그를 따라가는 농민들까지 생겼다. 터키 주요 일간지가 그를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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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DC대학생아카데미에 선 트랙터 여행가 강기태. ⓒ 제주의소리

2013년에는 90일간 중국을 종단 일주했다. 이번에도 역시 중국의 농민들을 만났다. 3일에 한 번은 간담회도 열어 그들과 생각을 나눴고, 모내기도 함께 하고 밥도 먹었다.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삶을 사는 지 온 몸으로 체험했다.

이제는 이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으며 대기업을 택한 그의 또래들과는 다른 성공방정식을 만들어냈다. 내년 초에는 타 대륙에서 모험을 떠날 계획이다. 정말 끝이 없는 모험정신이다.

그가 건넨 모험담 흥미로웠지만, 그가 이런 삶을 택한 이유와 이를 통해 얻은 깊은 교훈들이 더 울림을 줬다. 자신의 경험담을 쭉 말한 뒤 그는 학생들에게 물었다.

“죽음을 무릅쓰고서라도 운명을 창조해보고 싶은 일이 뭔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내가 그 일을 하다가 죽어도 정말 괜찮은 일이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상상해보자, 죽기 10분 전. ‘아 20대때 정말 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하지 못했어’, ‘난 최소한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어’라는 생각이 든다면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인가?”

일반적인 세상의 잣대와 줄 세우기를 벗어나 모험가의 삶을 살고 있는 청년의 생생한 목소리였다. 귀를 기울인 학생들에게 응원하듯 한 마디를 더 보탰다.

“모든 것을 이루려 할 때 다른 사람의 눈과 시선을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그들에게 조언을 얻되, 모든 결정권은 여러분에게 있다. 모든 의사결정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건 자기 자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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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DC대학생아카데미에 선 트랙터 여행가 강기태. ⓒ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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