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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살. 직장에서 은퇴하고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됐다. 자연스레 내린 결론은 젊었을 적부터 오랜 꿈이었던 해외 도보여행. 고향 제주의 올레길을 걸으며 2년여 간의 준비 끝에 2009년 스페인 산티아고 카미노 길 920km를 도보로 완주했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해남 땅끝마을에서 통일전망대까지 821km 일주, 부산 오륙도 공원에서 다시 통일전망대까지 780km를 걸었다. 최근까지 7년간 발로 밟은 거리만 1만4000여km.

최근 발간된 '고계수의 걷는 세상'에서는 고씨의 이러한 독특한 여정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이국 땅을 밟으며 느꼈던 감흥, 길 위에서 했던 고민과 생각들, 새로운 문화와 사람을 만나며 써낸 일기들이 책 속에서 펼쳐진다.

"왜 걷냐"는 물음에 그는 "길에 서면 행복해지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걷노라면 발끝에서 전해져오는 말할 수 없는 전율의 기쁨이 느껴지고, 발끝에 의지한 채 무작정 길을 걷고 있노라면 세상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1947년 제주에서 태어난 고씨는 제주중앙고와 해군사관학교(25기)를 졸업하고 해군중령으로 예편했다. 이후 제주도 내 중견기업 전문경영인으로 활동해왔다.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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