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농수축경제위, 역사규명 토론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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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80년에 한국과 네덜란드 정부가 공동으로 세운 하멜 기념비. 뒤로 산방산이 보인다. ⓒ제주의소리/장태욱
하멜 표착지에 대해 역사학계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지금까진 하멜이 표착한 곳으로 추정됐던 안덕면 사계리 용머리해안 일원은 아니라는 점에는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위원장 안창남)와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박원철)는 23일 오후 의사당 소회의실에서 ‘하멜 표착에 대한 역사적 규명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토론회는 1997년 조선 숙종 때 제주목사를 지냈던 이익태 목사가 쓴 ‘지영록(知瀛錄)’이 일반에 소개되면서 하멜 일행이 제주에 표착했다는 지리적 근거에 대해 다시한번 조명해보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하멜표착지에 대한 지리적 규명은 ▲중문면 해수용장(김태능) ▲모슬포해안가(레드야드) ▲서건도 서쪽 강정인근(강준식) ▲산방산 용머리해안 ▲수월봉 밑 해안가(신동규) ▲신도2리 해안(채바다, 김동전) ▲일과리(고광민) 등 여러 관계 전문가들에 의해 비정돼 왔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오창명 제주국제대학교 교수는 대정읍 영락리 바닷가로 추정했다. 현재 ‘하멜 기념비’가 세워진 산방산 앞 용머리 해안가 일대는 아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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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머리 응회환 옆에 전시된 하멜 상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우리 국가대표 축구팀을 이끌었던 명장 히딩크 감독과 그의 조국 네덜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만들어진 것이다.ⓒ제주의소리/장태욱
현재는 용머리 해안가에 하멜표착기념비와 당시 하멜이 승선했던 스페르웨르호가 복원돼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오 교수는 “대정현 차귀진 관할에 있는 대야수(大也水)가 확인됐기 때문에 하멜이 표착지가 산방산 앞이라는 주장은 다 헛것이 되어 버렸다”면서 “말 그대로 추정지에 불과했는지, 그 추정지가 엉뚱한 곳이 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구자들이 합리적인 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중지를 모으는 것이 가장 좋다”며 “그래서 그곳이 기념할 만한 곳이라면 새로운 푯돌이라도 세우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행정에 대해서도 “지리적 비정 논란에도 불구하고 행정에서는 사계리의 잘못된 비정을 활용하고 있다”며 “지리 비정에 대해 학자들 간의 결론으로만 맡기고 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행사 총괄진행자인 허창옥 농수축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은 “하멜 일행이 제주도에 표착한 사건은 제주도가 세계에 알려진 첫 계기가 되는 일”이라며 “지역문화자원으로 활용하기에 충분하고도 남기에 행정에서 정확하게 안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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