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찾은 원희룡 지사 “문화 협치위원회가 예산-정책 전담”

협치위원회 설치 조례안의 도의회 심사 보류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원희룡 지사가 제주시 원도심을 찾아 문화예술 분야 협치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원 지사는 23일 오후 문화, 도시재생 분야 공직자들과 ‘원도심 지역 활성화 방안 모색을 위한 현장방문’에 나섰다.

이 날 원 지사는 문화 분야 정책, 예산을 ‘문화협치 준비위원회’에서 전적으로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리 도정에서 그려놓았던 문화 분야 밑그림을 ‘취소’했다고 언급하며 문화예술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호소했다. 원점에서 터놓고 얘기했다는 것이다.

원 지사는  오후 2시30분부터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와 문화카페 왓집을 차례로 방문해 이 지역 입주예술인, 지역 문화공간 운영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입을 모아 제주 원도심이 새로운 콘텐츠들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도정에서도 문화로 이 지역을 활성화하는데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조윤득 가마앤조이 대표는 “원도심에 저녁에 행인들이 없다”며 “창업보육센터나 주변을 스튜디오로 만들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매력적인 제주의 골목길을 잘 살려나가는게 다른 도시와 차별화 할 수 있는 방법 같다”며 “잠깐 반짝이는 게 아니라 큰 그림들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그려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원 지사는 “제 자신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제가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도정이 지원만 해야지 계획해버리고 인위적으로 연출해버리는 건 안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문화 협치위원회가 제주 문화예술 정책의 컨트롤타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화 협치위원회가 예산도 짜고, 원도심 활성화, 문화예술 진흥, 제주의 문화원형 콘텐츠들을 발굴하고 논의하는 데 중심이 될 것”이라며 “문화계 종사자들이 주가 돼서 의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사도 그렇고, 문화스포츠관광국장도 그렇고, 저희들이 짜 놓았던 것(로드맵)은 취소를 했다”며 “전적으로 문화인들이 해나가도록 방향을 잡았다”고 강조하며 문화예술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현재 협치위원회 조례안이 도의회에서 심사보류된 가운데 제주도는 예비 협치위원회 성격의 ‘준비위원회’ 중 문화 협치 준비위원회를 22일 가장 먼저 구성한 상태다.

이는 앞서 원 지사가 협치위원회의 역할을 1차 산업과 문화, 원도심 활성화 분야 부터 시작해 점차 넓혀가는 방식으로 관련 정책을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과 무관치 않다.

이 날 원 지사는 협치위원회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협치라는 말 때문에 고생중이긴 한데...”라며 도의회 심사보류에 따른 난처함을 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