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지 의장 “검토도 해보지 않은 채 단칼에 거부…자괴감 든다” 직격탄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이 제주도가 일언지하에 거절한 ‘예산 협치’가 실은 원희룡 도지사와의 사전 교감 속에 이뤄진 것이었다고 밝혔다.

소위 ‘재량사업비’ 논란과 관련한 도민사회의 비판이 도의회로 쏟아지자, 비판의 화살을 원희룡 도정에 겨눈 것이다.

구성지 의장은 24일 오후 2시 제322회 임시회 폐회사를 통해 새해 예산편성과 관련한 ‘20억 요구설’에 대해 말문을 다시 열었다. 이날 폐회식에는 지난 개회식 때는 국정감사로 불참했던 원희룡 지사가 참석,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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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성지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의소리

구 의장은 지난 21일 개회식 때는 소위 ‘재량사업비’요구 논란과 관련해 제주도가 하지도 않은 말을 가지고 기자회견을 갖고 반박한데 대해 “도의회를 파렴치한 집단으로 매도하고, 예산편성권만을 끄집어내어 이를 악의적으로 해석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맹비난했다.

이날 폐회식에서도 원희룡 도정의 제일 기치인 ‘협치’를 도마에 올렸다.

구 의장은 “협치는 큰 의미에서 도민의 뜻을 받들어 도민과 함께 생각을 공유하면서 도정을 운영해 나가는 뜻으로 해석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도민의 혈세로 편성되는 예산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심의 과정에서 증·감액의 악순환 고리를 정리하는 뜻에서 예산편성 이전에 정책협의회를 거쳐 공개적으로 주요 사항에 대해 협의하자는 협치 예산을 제안했던 것”이라고 ‘예산 협치’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일련의 예산 협치 제안과 관련해 “부분적으로 사전에 도지사와 교감이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구 의장은 “(도지사와 교감이 있었음에도) 검토도 해보지 않은 채 단칼에 거부당하고 반박당했다. 자괴감이 든다”고 토로한 뒤 “또 다른 사항은 다음 임시회 개회사에 말하겠다”고 예산협치 문제를 계속 거론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말로는 뜻을 다하지 못한다”는 의미의 ‘언부진의(言不盡意)’를 인용한 뒤 “진실은 언제나 존재한다”는 의미 심장한 말을 남겼다.

구 의장은 “언젠가는 도지사에 대한 저의 제안, 즉 ‘예산의 투명성을 지향하는 제도개혁을 협치하자’고 했던 진정성이 밝혀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정자치위원회기 심사 보류한 ‘협치위원회 조례’에 대해서도 “앞으로 이 조례안이 통과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지만 도정은 이 조례가 정말 급하고 필요하다면 그에 걸맞는 상당한 보완 등 필요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가시밭길’을 예고했다.

한편 제주도의회는 이번 회기에서 제주도지사가 제출한 조례안 등 9건을 심의, ‘협치위원회 조례’와 ‘재난·안전관리 조례 개정안’ 등 2건은 심사보류 하고, 7건은 수정 또는 원안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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