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산업 생산자단체 도청 앞 총궐기...대통령-도지사에 건의문 전달

일손을 멈추고 제주도청 앞으로 모인 농민들이 한목소리로 한중FTA 반대를 외쳤다.

한중 FTA중단 제주도 1차산업 생산자단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한중 FTA중단 제주특별자치도 1차산업 생산자단체 총 궐기대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고문삼 제주특별자치도 농업인단체협의회 회장 등 20개 생산자 단체 회장단과 각 지역별 농협 조합장과 농민 등 주최측 추산 약 5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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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한중 FTA중단 제주특별자치도 1차산업 생산자단체 총 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농번기임에도 농민 수백여명이 현장을 찾아 1차산업의 위기를 실감케 했다. 지역 농민들의 대규모 궐기대회는 2013년 10월31일 탑동 행사에 이어 1년만이다.

농민들이 도청 앞 편도 2차선 도로를 가득 메우자 경찰은 한쪽 차선을 통제하고 교통정리에 나섰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500여명의 경력을 동원해 행사장 주변에 배치했다.

고문삼 회장은 대회사에서 “바쁜 일정에 농민들이 왜 도청에서 궐기대회까지 열어야 하냐”며 “한중FTA 타결을 막기위해 일손도 멈췄다. 정부는 농민들의 절규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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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한중 FTA중단 제주특별자치도 1차산업 생산자단체 총 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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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한중 FTA중단 제주특별자치도 1차산업 생산자단체 총 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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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한중 FTA중단 제주특별자치도 1차산업 생산자단체 총 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고 회장은 또 “연말에 열리는 APEC 총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 주석과 FTA를 타결할 것이라는 얘기가 들린다”며 “반드시 막아야한다. 생존권을 지키자”고 강조했다.

제주도와 의회를 향해서는 “감귤값 마저 폭락했다. 농민들은 힘든데 도와 의회는 집안싸움 중”이라며 “밥그릇 챙기기 그만하고 정치권은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주문했다.

김성범 중문농협 조합장도 연대사를 통해 한중FTA의 위험성을 알렸다. 김 조합장은 “밭일 다 제쳐두고 이곳에 왔다. 그만큼 절실하다”며 “힘을 합쳐 FTA를 막아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조합장은 또 “한중FTA는 한미, 한EU FTA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제주의 농업기반을 뿌리째 흔드는 초대형 태풍이다. 농업은 물론 지역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대사가 끝난 후 비대위는 ‘정부와 정당에 드리는 건의문’을 통해 한중FTA 중단과 농어업인과의 소통을 위한 현장 중심의 정책수립을 촉구했다.

비대위는 “한중FTA가 발효되면 제주지역 농업소득은 연간 1574억원, 10년간 1조5787억원이나 줄어든다”며 “수산피해도 연간 1조14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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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문삼 제주특별자치도 농업인단체협의회 회장이 ‘한중 FTA중단 제주특별자치도 1차산업 생산자단체 총 궐기대회’에서 대회사를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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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한중 FTA중단 제주특별자치도 1차산업 생산자단체 총 궐기대회’가 열리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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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 FTA중단 제주특별자치도 1차산업 생산자단체 총 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제주감귤 나무를 태우는 화형식을 하고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이어 “농업개방을 강요하고 국민들에게는 예속된 경제를 강요하는 한중FTA는 절대 이뤄져서는 안된다”며 “합의없이 추진되는 한중FTA는 협상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또 “정부의 농정에 필요한 것은 철학의 정립”이라며 “정부와 각 정당은 농업정책 대안을 가진 생산자단체의 조속한 소통을 통해 농업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농민들이 작성한 건의문은 박근혜 대통령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각 중앙정당에 전달하기로 했다.

건의문 낭독을 마친후 농민들은 제주대표 작물인 감귤나무를 도청 앞 도로에 내던져 불에 태우는 화형식을 끝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양측 정부는 9월 FTA 체결을 위한 제13차 협상을 끝내고 14차 회의 일정과 협상 내용 등을 조율 중이다. 현재 중국의 제조업과 한국의 농산물 분야 개방을 두고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농민단체는 11월10~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FTA타결을 공식 선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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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 FTA중단 제주특별자치도 1차산업 생산자단체 총 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제주감귤 나무를 태우는 화형식을 하고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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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 FTA중단 제주특별자치도 1차산업 생산자단체 총 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제주감귤 나무를 태우는 화형식을 하고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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