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조단괴 해빈 모니터링 2차 중간보고회 “호안·하수관거 철거해야”
153384_173345_2810.jpg
▲ 제주 우도 홍조단괴 해안. ⓒ제주의소리 DB.

천연기념물 제438호 ‘제주 우도 홍조단괴 해빈’이 유실되는 가장 큰 원인이 바닷가에 설치된 호안(護岸), 하수관거 등 인공구조물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인공구조물을 철거하고 지역에 맞는 식생, 상시 모니터링 시설 등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제주시는 24일 오후 2시 우도 홍조단괴 해빈 관련 모니터링 및 조사연구 용역 2차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문위원들은 하나같이 해빈 유실 원인으로 호안, 하수관거 등 인공구조물을 지목했다.

현재 우도 홍조단괴 해변에는 약 1km 길이의 호안이 설치돼 있으며, 호안 옆에는 인도용 블럭이 깔려있다. 

호안 설치 시점은 제주시나 우도면사무소 모두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약 25년전에 생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는 당시 호안 구조물을 보강하고, 인도를 설치하는 작업이 이뤄진 바 있다.

홍조단괴 호안에 대해 이종섭 위원(부경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해변에 호안이 축조되면 그곳을 지나는 바람의 세기가 강해지면서 해변 침식이 세지기 마련”이라며 “여기에 포장도로, 인도까지 있다면 그 효과는 더욱 강화된다”고 밝혔다. 호안으로 인한 바람의 영향이 해빈 유실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다른 위원들도 비슷한 의견을 더했다. 

강태순 위원(지오시스템리서치 연안관리부 이사)은 해변 침식 현상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가 ‘배후지 잠식’이라고 꼽으며 “홍조단괴 뒤쪽 배후지가 얼마나 변화되느냐에 따라 해빈 유실 현상에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조단괴 배후지에 생긴 호안, 인도 등의 구조물이 해빈 침식과 밀접한 영향이 있다는 의견이다. 

강 위원은 “다른 사례를 보면 지역에 적합한 식생을 심어 모래나 자갈이 이탈되지 않도록 잡게 한다”며 인위적인 구조물 대신 식생을 추천했다.

이중우 위원(한국해양대학교 건설공학과 교수), 우경식 위원(문화재청 세계유산분과 문화재위원)은 호안뿐만 아니라 해안가에 있는 하수관도 함께 철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문위원들은 천연기념물에 걸 맞는 관리가 이뤄지도록 출입 가능한 구역을 명확히 구분시켜야 하며, 장기적인 관리 및 무단 반출 등을 방지하기 위해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단순한 통계자료 나열에 그친 용역 결과를 문제 삼으며 보다 심층적으로 유실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분석 작업에 매진할 것을 용역기관인 ㈜미래해양에 당부했다.

이날 ㈜미래해양은 2차 보고서에서 연도별 3.0m 이상의 유의파고 출연횟수가 2008년 이후 크게 늘어났다는 자연적인 기후변화와 함께, 호안 건설을 주요 침식 원인으로 제시했다. 

호안을 철거하고 복원 작업을 진행한 후에는 미국 플로리다 해안 등에 설치된 비사방지용 목책 데크를 설치하는 것을 보전대책으로 제안했다.

㈜미래해양과 제주시는 최종보고 시점인 내년 1월까지 나머지 조사를 진행해 해빈 유실 원인을 찾기로 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