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나눔 릴레이] (26) 조영희 대한웅변인협회 제주도본부 회장

참가와 동시에 참가비의 일부가 자동 기부되는 ‘아름다운제주국제마라톤대회’,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사랑의 연탄나눔’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부와 나눔의 홀씨를 퍼뜨려온 [제주의소리]가 한국의 대표 사회적기업 ‘아름다운 가게’ 신제주점(매니저 김정민)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제주지역 명사(名士)는 물론 나눔행렬에 동참한 일반 시민들이 각자 사연이 깃든 소중한 물건을 기증하는 ‘아름다운 나눔릴레이’이다. 이 소중하고 특별한 물건의 판매 수익금은 제주여성장애인상담소를 통해 출산·육아 비용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 산모들에게 전달된다. [제주의소리]는 기증품에 얽힌 사연을 통해 나눔과 공유의 가치를 확산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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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희 대한웅변인협회 제주도본부 회장. ⓒ 제주의소리

[기사수정=30일 12:00] 얼마 전 제주교육박물관에서는 특별 전시가 열렸다. 초대 대통령의 휘호가 담긴 도자기부터 이중섭과 변시지 화백의 판화, 소암 현중화 선생의 작품 등 한 자리에서 보기 힘든 글씨와 그림이 전시장을 채웠다.

특이한 점은 이것이 모두 한 사람의 컬렉션이라는 것.

주인공은 웅변인협회 제주도본부 회장이자 자신의 이름을 딴 스피치아카데미를 운영 중인 조영희 원장(55).

그는 “문화예술작품들은 혼자 갖는 게 아니라 공유를 하는 데서 가치가 있다”며 “누군가 이걸 보고 기쁠 수 있다면 만족한다”고 전시의 의미를 밝혔다.

지금까지 모은 작품만 500여점. 집 사람이 종종 핀잔을 하긴 하지만 그는 멈출 수가 없단다. 이제는 제법 글씨와 그림을 보는 나름대로의 눈도 생겼다.

그가 이번에 ‘아름다운 나눔 릴레이’에 기증한 반상기 세트와 커피잔 세트는 지난 대선 박근혜 대통령의 제주지역 유세단장을 맡으면서 당선에 기여한 공로로 받게 된 것. 일상에서 보기 힘든 흔치 않은 물건일 거라며 내밀었다.

앞서 2005년 고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제독 이순신’을 통해 전국웅변대회 대통령상을 차지하기도 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학 평생교육원에서 화술지도 강사를 역임했고 전국웅변대회에서 국회의장상,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웅변과 그의 인연은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 가난했던 70년대와 80년대. 그는 21살이 되서야 제주상고(현 제주중앙고)에 입학했다. 어려운 집안사정 때문에 10대 때부터 육체노동, 시장 점원, 서울 공단생활까지 전전해야 했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폐결핵으로 고생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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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희 대한웅변인협회 제주도본부 회장. ⓒ 제주의소리

늦게 들어간 고등학교에서 그는 우연찮게 자신이 제법 말솜씨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학생회장에 출마하려 웅변연습을 했는데 꽤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KBS에서 개최한 ‘새 세대의 주장’이라는 웅변대회에서 제주지역 1등을 한 것.

덕분에 당시 청와대 초청돼 대통령도 만났단다. 수십년이 흐른 뒤 또 다시 청와대를 가게 된 이유 역시 웅변이었으니 그에게는 운명이자 천직이다. 

그런데, 당시 학교의 스타가 돼 돌아왔지만 이 때 갑작스레 폐결핵이 또 다시 덮쳤고, 학우들은 그를 위해 꽤 큰 금액의 병원비를 모금해 전달했다. 그 때 느낀 벅찬 감동은 추후 모교사랑으로 이어진다.

모교가 개교 50주년이던 2004년. 그는 자신이 사회생활을 하며 꾸준히 모은 글씨와 그림들을 모아 기증전을 마련했다. 여기서 2000여만원을 모아 학교에 기증했다. 그 이후 장학회를 만들어 지금까지도 매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교도소 자원봉사 강사를 거쳐 소년원 방문지도 위원에도 열심히 참여중이다. 민주평통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봉사활동만 4000시간이 넘는다.

삶의 한 축을 더불어 살아가는 데 두고 있다면 또 다른 한 축은 역시 문화다. 그의 꿈은 자신이 모은 작품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일종의 미술관 같은 공간을 만드는 것.

그래서 마지막으로 전한 소망도 이와 밀접해 보였다.

“제주가 벌써 1000만 관광객이 온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보는 관광, 즐기는 관광도 중요하지만 문화적인 면도 중요하다. 제주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려면 이런 것도 정말 필요한 한 장르다.”

[편집자 주] 조 원장의 기증품은 아름다운가게 신제주점(064-749-0038)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각별한 사연이 깃든 소중한 물건, 남다른 의미를 가진 귀한 소장품을 이웃과 나누고 싶은 분들은 아름다운가게 신제주점이나 제주의소리(064-711-7021)로 연락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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