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위, “도의회 ‘부정적’ 의견에도 이성구 임명” 청문회 잠정거부
제주도의회가 강기춘 제주발전연구원 원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기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고정식)는 30일 오전 긴급 간담회를 갖고, 이날 오전 10시부터 예정된 강기춘 발전연구원 원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잠정 거부키로 했다.
이는 전날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도의회의 ‘부정적’ 의견 제시에도 이성구 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를 임명한 데 따른 항의 표시로 풀이된다.
앞서 원희룡 지사는 제주발전연구원 원장 청문회를 하루 앞둔 29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도의회의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겠다.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동 책임을 지겠다”면서 이성구 에너지공사 사장 임명을 강행했다.
‘의회를 들러리 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의회 입장에서도 얼마나 곤혹스러웠는지 이해가 간다”면서도 “이번 보고서 채택 과정에서 줄 낙마사태에 대한 부담을 의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부적격자라면 10번이라도 탈락시켜야 한다”고 의회 차원의 철저한 검증을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 보이콧’은 의회 스스로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7일 이성구 에너지공사 사장 청문회에서 각종 의혹·문제점을 지적해놓고도 정작 ‘적격-부적격’ 의견을 명시하지 않은 보고서를 채택, 원 지사가 이 예정자를 사장으로 임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결국 강기춘 발전연구원장 예정자 청문회로 불똥이 튀면서 의회가 엉뚱한 데 화풀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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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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