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행정자치위, 30일 JDI원장 청문회 ‘보이콧’…“통과의례 전락...청문회 잠정중단”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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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고정식)는 30일 오전 322회 임시회 폐회중 회의를 열어 이날 예정됐던 강기춘 제주발전연구원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잠정 거부한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가 강기춘 제주발전연구원 원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기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협치를 가장해 협잡놀음을 하려 한다”며 원희룡 도정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고정식)는 30일 오전 10시30분 제322회 임시회 폐회 중 회의를 열어 이날 예정됐던 강기춘 발전연구원 원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잠정 거부한다고 밝혔다.

앞서 제주도와 제주의회는 지난 8월 “고위공직자의 도덕성과 업무수행 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고, 협치행정을 구현하기 위해서”라며 행정시장 인사청문회 실시에 전격 합의한 바 있다.

이후 인사청문회 대상을 행정시장 뿐 아니라 지방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의 장으로 범위를 넓혔다. 이에 따라 이기승 제주시장 예정자와 이성구 에너지공사 사장 예정자 등 두 번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됐다.

이에 고정식 위원장은 “이 같은 인사청문회 확대에 대해 ‘제왕적 도지사’라는 비난을 넘어서고 도민의 눈높이에 맞게 내려서고, 도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인사권을 존중하겠다는 도지사의 진정성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후 몇 차례의 인사청문을 거치는 동안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허탈감을 느끼게 하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특히 이성구 에너지공사 사장 임명과 관련해서는 “도의회에서 부적합 의견을 제시한 완곡한 표현을 거슬렀을 뿐만 아니라 인사청문을 통해 드러난 도민들의 부정적 여론을 무시한 것으로 도민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스스로 ‘협치’를 포기한 것에 다름 아니”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고정식 위원장은 또 “원 지사는 가까스로 합의한 인사청문회를 ‘무늬만 공모’에서 ‘무늬만 청문회’로 전락시키려 하느냐”면서 “'올해 내로 임명하지 않으면 장기간 공백이 우려된다'거나, '1/3탈락은 각오했던 것'이라는 해괴망측한 논리는 앞으로 제 갈길만 가겠다는 아집의 표현에 다름 아니”라고 원 지사를 정면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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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행정자치위원회 인사청문을 위해 출석한 강기춘 발전연구원장 예정자. ⓒ제주의소리

그러면서 “도지사 스스로가 정한 인사청문의 가이드라인을 인정할 수 없을뿐 아니라 더 이상 들러리로 전락한 인사청문은 의미가 없다”면서 이날 예정됐던 강기춘 발전연구원장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잠정 거부한다고 밝혔다.

청문회 잠정거부와 관련해 강기춘 예정자는  회의 직후 “준비를 많이 했는데, 아쉽다. 현재로서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소회를 짧게 피력했다.

행정자치위원회가 인사청문회를 언제 개최할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일단은 ‘무기한’ 연기된 셈이다.

이에 따라 타 상임위원회에서 진행될 예정인 제주도개발공사 사장(환경도시위), 감사위원장(행정자치위) 예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 보이콧’은 의회 스스로가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27일 이성구 에너지공사 사장 청문회에서 각종 의혹·문제점을 지적해놓고도 정작 ‘적격-부적격’ 의견을 명시하지 않은 보고서를 채택, 원 지사가 이 예정자를 사장으로 임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결국 강기춘 발전연구원장 예정자 청문회로 불똥이 튀면서 의회가 엉뚱한 데 화풀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원희룡 지사는 발전연구원장 청문회를 하루 앞둔 29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도의회의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겠다.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동 책임을 지겠다”면서 이성구 에너지공사 사장 임명을 강행했다.

‘의회를 들러리 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의회 입장에서도 얼마나 곤혹스러웠는지 이해가 간다”면서도 “이번 보고서 채택 과정에서 줄 낙마사태에 대한 부담을 의식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부적격자라면 10번이라도 탈락시켜야 한다”고 의회 차원의 철저한 검증을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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