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글로벌제상대회] 김용민 포항공대 총장 ‘불가능을 가능으로’ 기조강연

고향 제주를 떠난 지 38년이 지난 그가 제주인들에게 던진 화두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라(Making The Impossible Possible)'였다. 
1953년 제주에서 태어난 그는 제주대 교수였던 부친의 영향으로 코흘리개 시절부터 세계적인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 서울대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전자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워싱턴대의 교수가 됐다. 이제 그는 의료진단기기와 의료영상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과학자가 됐다. 꿈을 이뤘다. 절해고도의 제주 땅에서 싹틔운 불가능할 것 같았던 꿈을 당당히 이뤄냈다. 김용민(61) 포항공과대학교 총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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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열린 제4회 제주글로벌상공인대회에서 기조강연을 한 김용민 포항공대 총장. ⓒ 제주의소리

제4회 글로벌제주상공인대회가 ‘더 큰 제주를 위한 도전과 준비’라는 주제 아래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제주롯데시티호텔에서 재외도민 상공인과 바이어, 도내 상공인 등 총 6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30일 오전 이번 제상대회 기조강연을 맡은 김 총장은 글로벌제주상공인들에게 ‘불가능을 가능케 하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김 총장은 초등학교 시절(당시 제주북초등학교) 아버지가 선물해 준 미 핵잠수함 노틸러스호가 북극해 횡단에 성공했다는 책을 읽고 과학자로서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당시 초등 4학년 때다. 이후 서울대 전자공학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워싱턴대 교수로 임용된 자신의 성장과정을 소개했다. 
  
김 총장은 꿈을 이루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 자기 스스로 하는 동기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이 과정에서 실패를 두려워말라고 당부했다. 

김 총장은 ‘연어’를 예로 들며, “연어가 되라. 연어는 알을 낳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강물을 거슬러 올라간다”며 “그 과정은 어마어마하게 어렵다. 사력을 다해야한 강물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그리고 외롭다. 대세는 강물을 따라 흘러가는 것인데 그걸 거스르는 것은 외로울 수 밖에 없다”는 비유를 들었다. 

그가 연어의 비유를 통해 던진 메시지는 ‘불가능은 없다’였다. 사실은 불가능하지 않은 것을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겼을 뿐이라는 것이다. ‘타고난 모험가’인 연어처럼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할 때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 총장은 “고향 제주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제주를 다시 떠날 때가 1978년이었다”며 “그 당시로부터 38년이 지나고 있다. 제가 제주를 떠나올 때 지금의 제주도를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됐을까. 저도 상상하지 못했다. 앞으로의 제주도 역시 글로벌 제주인들의 리더십으로 지속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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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어는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 알을 낳는다. 사진 =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 도록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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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열린 제4회 제주글로벌상공인대회에서 기조강연 중인 김용민 포항공대 총장. ⓒ 제주의소리

김 총장은 1975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과 1982년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전자공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 미국 워싱턴대 교수로 부임, 1999년부터 8년간 생명공학과 학과장으로서 생명공학분야에서 이 학과를 미국 내 학과평가 순위 '톱 5'로 끌어올리는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멀티미디어 비디오 영상처리, 의료진단기기, 의료영상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포항공대 개교 25년 만에 처음 외부에서 초빙돼 총장을 맡고 있다. 

김 총장은 “실패는 훈장이다. 실패를 통해 실패를 두려워말라는 교훈을 얻었다”며 “저는 그동안 연구에는 성공했지만 상품화에는 실패하는 경험도 있었고, 약 2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프로젝트에선 연구도 상품화도 모두 실패한 경험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고등학교 입시에서 실패했을 때가 제 인생의 첫 실패였는데, 그러나 돌이켜보면 내 인생의 가장 값진 경험은 고교입시 실패였다. 당시 매우 부끄러웠지만 그 실패가 훈장이 돼 실패를 두려워말라는 교훈을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제주의 미래를 하와이나 홍콩, 싱가폴로 규정짓지 말라. 제주는 이제 남을 따라갈 때는 지났다. 제주고유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새로운 길은 어렵다. 제주의 장단점을 잘 들여다보고 단점은 보완해 나가고 장점은 극대화해야 한다. 이웃집 잔디가 더 파랗게 보이는 법인데 이제 이런 관점에서 탈피해야 한다. 제주의 장점을 잘 살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틀을 깨라’는 주문을 던지며 “한국에는 구호가 너무 많다. 구호가 구호로만 그친다. 그러나 구호는 구체화되어야 하고 실천돼야 한다”면서 “시민참여의 소통도시 제주, 전통 있는 문화도시 제주, 도민중심의 수평적 구조 제주 등 제주에도 구호가 난무한다. 중요한 것은 이런 구호가 구체화되고 실천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끝으로 김 총장은 “실천이 없는 비전은 일장춘몽이다. 비전 없고 실천만 하면 악몽이다. 지속적 성공이 불가능하다. 비전이 있고 원칙이 있는 실천이 동시에 이뤄진다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며 “저는 제주 밖에 있지만 제주인으로서 고향 제주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역량을 다하겠다. 마지막으로 제주인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Making The Impossible Possible’(불가능을 가능케 하라)이다. 항상 제주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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