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이전, 도민 우선 고용, 농축수산물 우선 구매"...원희룡 도정 수용여부 주목

             

초고층빌딩 제주 드림타워가 건물 층수를 대폭 낮추기로 결정했다.

사업시행자인 동화투자개발(주)은 11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6층이던 드림타워를 18개층 낮춰 최종 38층으로 조정하기로 결정했으며, 새로운 건축허가 변경안을 제주도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층수 조정에 따라 218m이던 건물 높이도 168m로 50m 낮아지게 됐다.

콘도(기존 1170실)와 호텔(908실)의 객실수도 각각 320실, 132실 총 452실 줄어들게 된다. 대신 일반 객실의 크기를 기존 55㎡에서 65㎡로 늘여 국내 최초로 5성급의 올 스위트(All Suites) 호텔로 고급화함으로써 변화하는 해외관광객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동화투자개발은 이날 '도민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1등 향토기업이 되겠습니다'라는 발표문을 통해 "제주의 랜드마크는 인공 건축물이 대신할 수 없으며 나홀로 초고층 건물이 제주의 미래가치와 맞지 않는다는 도지사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하게 됐다"고 층수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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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시환 동화투자개발(주) 대표이사

동화투자개발은 이어 "도지사님의 도정 철학을 충실히 반영하고 도민 사회의 우려를 해소하면서도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 건축허가 변경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동화투자개발은 원희룡 지사가 제기한 고도 변경 필요성에 대해 김태환 도정 시절인 2009년 결정된 건축허가 사항이자 투자자와의 계약조건임을 내세워 난색을 표명해왔다.

박시환 동화투자개발 대표이사는 "이번 결정이 더 큰 제주, 새로운 성장의 제주를 만든다는 공동 목표를 달성하는데 모범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동화투자개발은 본사를 제주로 옮겨 고급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선도하는 1등 향토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동화투자개발은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운영에 필요한 2200명의 전문인력 중 80%인 1800명을 제주 도민으로 우선 채용하고, 맞춤형 인재육성을 위해 제주 소재 대학들과의 산학협력은 물론 인턴십 및 전문 직무능력향상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드림타워에서 사용하는 연간 1300톤의 농축수산물을 제주지역에서 우선 구매하는 것은 물론, 지역 중소기업과 최우선적으로 협력관계를 맺고 동반 성장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동화투자개발은 건축허가 변경과 함께 드림타워와 관련해 도민들이 우려하는 교통.상하수도 문제 해결 노력도 약속했다.

복합리조트 특성상 고객들은 대부분 금요일 제주에 도착해 일요일 출국하는 외국인 주말관광객이므로 출퇴근 교통혼잡 시간대와 겹치지 않으나, 공항과 드림타워간 리무진버스를 대단위로 운행, 교통유발량 자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동화투자개발은 교통량 분산을 위한 우회도로(공항~평화로) 건설을 위해 교통개선부담금 36억원을 이미 납부한 바 있다.

동화투자개발은 신제주 하수처리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하수종말처리장의 증설로 보고있다. 이에따라 제주도가 증설을 결정할 경우 드림타워는 단지내 고도정화 처리시설을 설치하는 대신 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증설 비용을 분담할 예정이다.

또한 제주도가 향후 다른 방식의 산정기준을 적용해 예상 급수량을 늘릴 경우 이를 설계에 반영하고 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수도시설 확장에 따른 추가 분담금도 납부할 계획이다.

동화투자개발은 총 1조2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드림타워가 1만7500명의 고용효과와 3조5000억원의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원희룡 도정은 드림타워가 교통혼잡은 물론 신제주 일대 스카이라인을 일시에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해온 상황이어서 비록 층수를 낮추더라도 건축허가 변경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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