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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의 놀이터', '아빠들의 소꿉놀이' 도용...원작자 "강력 대응"

[기사보강=19일 16:30] 제주 연극단체 '극단 가람'이 유명 작가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한국희곡작가협회와 문화계에 따르면 극단가람은 201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인 오세혁 작가의 '아빠들의 소꿉놀이'를 무단 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용이 사실상 일치하는데도 제목만 일부 수정하고 원작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것.

극단 가람은 한발 더 나아가 공연 홍보물에 '창작 레퍼토리'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이번 작품이 마치 자신의 창작품인 것으로 홍보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극단가람은 18일 성명을 내고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제주한라대 한라아트홀에서 예정됐던 '아빠의 놀이터' 공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극단가람은 성명에서 "원작자에게 충분한 상의와 동의를 구하지 못해 취소하게 됐음을 알린다"며 "제작과정에서 크나큰 실수로 인해 피해를 보신 작가님과 연극을 사랑해 주시는 제주도민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극단가람 관계자는 19일 [제주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저작권 침해 사실을 인정한다"며 "이번 일과 관련해 이상용 극단 대표가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원작자인 오세혁 작가는 19일 본인의 SNS를 통해 "제목도, 내용도, 등장인물도, 심지어 뉴스기사에 신춘문예 심사평까지 실렸는데도 '본인들이 쓴 작품'이라는 답이 돌아온 것에 대해 엄청난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저 하나의 문제를 넘어서는, 대다수 희곡작가들이 겪고있는 슬픈 현실의 한가지 예에 불과하다"며 "이 사건에 대한 확실한 예를 세워서 희곡작가들에 대한 확실한 존중의 예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이 사건에 대해서 마지막까지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고 강도높은 대응을 예고했다.

이 날 오 작가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이번 일은 실수를 넘어서는 의도적인 모욕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며 "작가들이 이런 문제를 많이 겪고 있고,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공론화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법적대응 여부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제주문화예술재단과 제주도가 지원하는 2014년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으로 진행된 만큼 당국도 사업 선정을 부실하게 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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