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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상공회의소(회장 현승탁), 제주도관광협회(회장 김영진)가 주최하고, 제주도, 제주은행, 제주농협, 제주도개발공사가 후원하는 제64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 세미나가 20일 오전 7시 제주시 칼호텔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제주경제와 관광포럼] 제64차 세미나…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실장 강연

제주도를 찾아온 중국인 관광객수는 20일 현재 264만4738명. 전체 외국인관광객 중 87.1%의 비중이다. 연말까지 약 290만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무서운 속도다. 이들이 연 지갑이 제주경제에 미치는 직접효과를 끌어올리는 ‘키워드’는 뭘까? ‘글로벌 가치사슬(GVC, Global Value Chain)’을 주목하라는 주문이 제기됐다.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이 올해 예상 성장률 3.5%보다 소폭 상승한 3.7%에 이를 것이란 전망 속에 국내외 경제·경영환경을 내다보는 제주기업들의 대응전략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문도 함께 제기됐다. 

제주상공회의소(회장 현승탁), 제주도관광협회(회장 김영진)가 주최하고, 제주도, 제주은행, 제주농협, 제주도개발공사가 후원하는 제64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 세미나가 20일 오전 7시 제주시 칼호텔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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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사는 거시경제와 노동 부문에 있어 국내 손꼽히는 전문가로 평가받는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이 맡았다. ⓒ제주의소리

이날 세미나 강사는 거시경제와 노동 부문에 있어 국내 손꼽히는 전문가로 평가받는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이 맡았다. 변 실장은 ‘한국경제의 현주소와 2015년 경제환경전망’을 주제로 국내외 경제환경 변화와 내년도 경영여건 등을 분석하고 이에 대응한 기업의 경영전략 등을 집중 제시했다.  

내년 우리경제 '디플레이션' 가능성 배제 못해…서비스산업 강화 필요

이날 변 실장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3.8%로 올해(3.4%, IMF추정치)보다 다소 높아지고 대내적으로는 확장적 거시경제 운용 등이 성장률을 소폭 끌어올리는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대외적으로는 미(美) 출구전략 시행, 중국의 성장둔화, 엔화 약세,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 부담, 부동산 경기회복 불확실성 등으로 4%대의 높은 성장세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우리 경제는 만성적인 내수 부족으로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했다. IMF의 디플레이션 취약성 지수를 추정한 결과, 우리경제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아직 보통 단계이지만 최근 이 지수가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과거 일본의 추이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다.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단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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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 ⓒ제주의소리
변 실장은 그 대안으로 민간소비 확충과 투자증대를 위한 여건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제조업과 서비스업 수출시장의 확대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비스산업의 교역확대는 내수지장 확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기 때문에 장기 경기침체를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2030년 전세계 중산층의 약 55%가 아시아인이라는 전망과 한국이 아시아시장의 핵심인 중국시장에 가장 가까이 위치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관광, 의료, 교육 등 서비스산업의 개방과 교역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로 ‘글로벌 가치사슬(GVC, Global Value Chain)’의 확대다. 

변 실장은 “한해 수백만명씩 중국인들이 제주를 찾아오더라도 그들이 쓴 돈이 온전히 제주경제로 흘러들고 있나?”고 물은 후, “중국인 관광객들이 중국여행사를 통해서 제주에 오고, 중국인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자고, 중국인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중국인 쇼핑센터에서 돈을 쓰면 지역경제와는 전혀 관계없다. 그래서 ‘글로벌 가치 사슬’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들 수백만명 오면 뭐하나? 그들 지갑이 도민 주머니로 가도록 해야

변 실장은 제주특별자치도의 ‘특별한’ 법적지위를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평가했다. 그는 “제주특별자치도에는 제주도특별법이 있다. 글로벌 벨류 체인(글로벌 가치사슬)을 봐야 한다. 제주도에 적을 둔 국내 대기업, 외국기업들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주도는 행정적으로 독립성이 보장되어 있는 특별자치도이므로 제주를 찾아온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쓴 돈이 제주도민의 주머니로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며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이 소비하는 돈 중에서 제주도에 근거를 두지 않는 기업들로 흘러가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 현재 대기업 면세점 등 제주도와 무관한 기업들이 상당수 있다”면서 관련제도의 정비 필요성도 언급했다.   
즉 서비스시장 확대의 긍정적인 영향이 소규모 자영업자를 포함한 모든 경제주체 전반에 미치기 위해선 대기업부터 자영업자에 이르기까지 연결되는 ‘글로벌 가치사슬’ 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 이를 위한 중앙정부와 제주도 지방정부가 자영업자들의 컨소시엄 결성 등의 지원 필요성도 중요하게 꼽았다. 

또한 변 실장은 향후 5년에서 10년 사이에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를 포함한 한국을 주요 관광목적지에서 제외시킬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그는 “중국인들은 5~10년 후 점점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자연스럽게 발길을 옮겨갈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 다음은 동남아시아의 인도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많은 인구를 가진 또 다른 관광시장이 기다리고 있다. 거기에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변 실장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소비와 투자를 포함한 민간부분의 회복이 더디고, 하반기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들의 경기침체 가능성 증대 등을 반영한 전망이다.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0.2%p 높은 3.7%로 전망했다. 

변 실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체스터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해, 미국 민간기업연구센터(Private Enterprise Research Center) 연구위원으로 근무했고, 현재는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 실장을 맡고있다.

정부업무평가위원회 민간전문위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e-러닝 평가위원을 역임했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정책 모니터링 전문위원, 한국개발연구원 SPF(경제전망전문가집단) 전문위원, 한국노동경제학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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