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FAO 세계중요농업유산(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 GIAHS)으로 지정된 제주 밭담.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제주 밭담에 대한 제주MBC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오래된 미래, 제주 밭담(연출: 김연화 촬영: 김기호)’ 이 오는 24일 밤 11시15분에서 방송된다. 

밭 주변을 경계로 얼기설기 쌓여있는 제주밭담. 어설프게 보이나 절대 어설프지 않다. 얼기설기 쌓은 구멍의 틈으로 바람의 길을 내어줌으로써 바람을 이겨냈고, 농작물을 보호할 수 있었다. 토양과 씨앗의 유실을 방지하고, 생물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제주밭담은 농업용 기계의 사용을 불편하게 하고 토지 측량 등을 어렵게 한다는 명목으로 허물어지면서 본래의 아름다운 곡선 형태를 잃고 있다. 

과연 제주 밭담의 현재의 가치는 무엇이고, 또 어떻게 지켜져야 하는 것일까? <오래된 미래, 제주 밭담>에서는 그 답을 얻기 위한 과정들이 담겨있다. 

문헌상 제주밭담이 언급되는 시점은 13세기 초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판관 김구가 돌을 이용한 경계 표시를 위해 밭담을 쌓았다는 기록이 그것이다. 

하지만 제주 밭담은 그 이전부터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었을 것이다.  돌이 많은 척박한 땅에서 견디기 위함이었고, 제주의 거센 바람을 이겨내기 위해서였다. 

단단해 보이는 일반 담과 얼기설기 어설퍼 보이는 제주 밭담. 그러나 태풍에 더 강한 모습을 보이는 건 제주 밭담이다. 일반 담 모형과 제주 밭담 모형을 가지고 풍력실험과 기류 가시화 실험을 펼쳤다. 천년을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왔던 제주 밭담. 바람을 이겨낸 제주 밭담의 놀라운 과학적 원리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돌담 정책과 관련하여 가장 선진화된 영국. 영국에서는 돌담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보전되어야 할 농업문화로 보호․관리하고 있다. 영국에서의 돌담 정책을 살펴보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본다. 

열악한 제주 농업을 지켜온 버팀목이자, 제주의 미학을 대표하는 빼어난 문화경관 밭담. 그리고 더욱더 발전해 나갈 제주 밭담의 이야기가 <오래된 미래, 제주밭담> 에서 펼쳐진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